[단독] '리승만 부인 증'… 최재형 장모, 결혼 때 프란체스카 여사에게 '은수저' 선물 받아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장모 정을화 씨와 대한민국 초대 영부인 프란체스카 도너 리 여사의 인연이 화제를 모은 가운데, 본지는 11일 정씨가 62년 전 결혼 당시 프란체스카 여사로부터 선물 받은 '은수저' 사진을 단독입수했다.

사진 속 두 쌍의 은수저 뒷면에는 각각 '축 결혼 리해원 군 四二九二.十二.六 리승만 부인 증' '축 결혼 정을화 양 四二九二.十二.六 리승만 부인 증'이라는 문구가 음각(陰刻)돼 있다. 은수저에 표기된 단기 4292(四二九二)년 12(十二)월 6(六)일은 정씨가 결혼한 날짜로, 서기 1959년 12월6일에 해당한다.

앞서 본지는 지난 4일 정씨가 이화여대 영문과 출신으로, 프란체스카 여사의 통역비서를 수행했다고 단독보도한 바 있다.

본지가 최 예비후보의 배우자 이소연 씨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은수저는 프란체스카 여사가 모친 정씨의 결혼식 당시 선물한 것으로, 현재는 이씨의 남동생이 보관 중이다.

이씨에 따르면, 정씨는 대학 졸업 후 1959년 12월 결혼 전까지 1~2년간 프란체스카 여사의 비서 역할을 수행했다. 이씨는 모친 정씨가 프란체스카 여사의 통역비서였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정확하게 '통역'비서였는지는 잘 모르겠고, 동생들과 다시 얘기 나눠 보니 아마 외국에서 온 서류를 번역하는 일을 하신 것 같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분들이 몇 분 더 계셨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비서 역할을 수행한 기간과 관련해서도 "오래 전에 들은 이야기라 기억이 가물가물한 면이 있지만 1~2년 정도, 그리 오래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모친 정씨가 오랜 투병생활을 시작하기 전 프란체스카 여사의 '근검절약' 습관과 관련한 일화를 언급한 사실도 전했다. 

이씨는 "그분이 워낙 근검절약하시는 분이라 종이 하나 마음대로 못 버리게 하고 항상 이면지를 사용하게 했고, 옷도 다 꿰매 입으셨다고 한다"며 "이승만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많이 외롭고 쓸쓸해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프란체스카 여사는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1948년 8월15일부터 1960년 4월26일까지 재임한 이승만 건국대통령의 반려자이자 대한민국 첫 영부인이다.

'푸른 눈'의 영부인은 1946년 3월 입국한 뒤 해방정국과 건국, 6·25전쟁을 겪으며 그 자신도 이 대통령의 '외교 내조자' 역할을 자임했다. 

<프란체스카의 난중일기>에 따르면, 프란체스카 여사는 6·25전쟁 중 오스트리아의 친정 모친의 부음을 듣고도 장례식장에 가보지 못했던 일을 기록한 바 있다. <프란체스카의 난중일기>는 프란체스카 여사가 6·25전쟁 기간에 기록한 영문 일기를 며느리 조혜자 여사가 한국어로 옮겨 수정, 보완해 재구성한 기록물이다.

책에서는 "대통령이 너무 바빠 비서 역할을 해내야 했던 자신이 자리를 비울 수 없었고, 또 하나의 문제는 여비 걱정도 컸기 때문"이라는 내용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