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총액 1778억…전년 대비 약 303억(-14.6%) 감소"문화예술기부금 세액 공제, 공익법인 규제 완화 등 정부 대책 절실"
  • ▲ 2014~2020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단위: 백만 원).ⓒ한국메세나협회
    ▲ 2014~2020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단위: 백만 원).ⓒ한국메세나협회
    코로나19 여파로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메세나협회(회장 김희근)는 국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과 기업 출연 문화재단 등 695개 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0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2020년도 지원 규모는 1778억4900만 원이며 기업수는 390개사, 지원 건수는 953건이다. 전년과 비교해 지원 총액은 14.6%(302억9500만 원) 감소했으며 지원 기업수와 지원 건수도 각각 28.7%, 33.4%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2017년부터 3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던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가 감소한 이유는 2020년부터 확산된 코로나19의 여파로 분석된다. 문화예술계가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침체되면서 기업의 지원도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 ▲ 019-2020 기업의 문화예술 분야별 지원 금액(단위: 백만 원).ⓒ한국메세나협회
    ▲ 019-2020 기업의 문화예술 분야별 지원 금액(단위: 백만 원).ⓒ한국메세나협회
    2020년 한 해 동안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으로 정상적인 운영을 하지 못한 인프라 분야(공연장, 복합문화공간, 갤러리 등) 지원 금액(1033억2800만 원)이 전년 대비 9.3%(106억 400만 원) 줄었다.

    미술·전시 분야 지원 금액은 문화예술 융합 프로젝트와 갤러리 기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대형 전시회 등을 꾸준히 후원해 오던 유통, 숙박·레저 업계의 활동이 축소됨에 따라 전년 대비 11.9%(28억2700만 원) 감소했다.

    순수예술 분야 중 전통적으로 지원 규모가 가장 컸던 클래식 분야는 전년 대비 42.9%(76억1500만 원)나 감소했다. 국악·전통예술(+5.8%)과 문학(+41.9%) 분야의 지원 규모는 증가했으나 전체 지원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별다른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기업 문화재단을 통한 지원 금액은 39억1600만 원, 개별 기업이 예술계에 직접 지원한 금액은 263억7900만 원 감소했다. 기업 문화재단의 경우 아트센터 등 대규모 인프라 운영 지원에 대한 고정 지출이 많아 지원 규모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으나, 개별 기업의 지원 규모는 크게 줄었다.
  • ▲ 2019-2020 기업 및 재단 문화예술 지원규모(단위 : 백만 원).ⓒ한국메세나협회
    ▲ 2019-2020 기업 및 재단 문화예술 지원규모(단위 : 백만 원).ⓒ한국메세나협회
    기원 주체별 현황을 살펴보면, 개별기업 부문에서는 KT&G가 전년도에 이어 지원 규모가 가장 컸다. 기업 출연 재단 부문에서는 '삼성미술관 리움', '호암미술관' 운영과 지속적인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문화재단이 1위를 유지했다.

    한국메세나협회는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되고 기업들의 경영 활동이 정상화되기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막연히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확대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현 상황을 감안해 기업들이 문화예술 후원 활동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문화예술 분야 기부금 및 문화예술 교육훈련비의 세액공제 도입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기업 문화재단에 대한 주식 출연 규제 완화 등 기업의 자금을 유입시킬 수 있는 실효적인 정책을 추진한다면 예술계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 2020년 문화예술 지원 상위 10개 재단 및 기업.ⓒ한국메세나협회
    ▲ 2020년 문화예술 지원 상위 10개 재단 및 기업.ⓒ한국메세나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