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원 20명 개인번호 공개하며 "윤호중 추대" 문자폭탄… 경쟁자 박완주는 맹비난민주당 지도부 "태극기는 선동적, 문빠는 논리적… 이분들은 태극기와 달라" 감싸
  •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윤호중·박완주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자 2차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윤호중·박완주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자 2차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이종현 기자
    강성 '친문'(친 문재인) 지지자들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선거에 개입하고 나섰다.

    민주당 의원들에게 원내대표후보 가운데 핵심 친문으로 분류되는 윤호중 의원을 지지하라는 문자폭탄을 예고한 것이다.

    하지만 지도부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의원들은 "우리 당원들은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다"고 감싸고 나섰다. 

    친문 네티즌, 이번에는 원내대표선거 '좌표 찍기'

    박완주 민주당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딴지일보 게시판 글을 올렸다. 

    이 게시글에는 "민주당을 검찰에 팔아먹은 박완주에게 원내대표를 줄 수 없다"며 "민주당 의원님들한테 윤호중 의원님을 원내대표로 추대하라고 문자를 보내 달라"며 20명의 민주당 의원 개인 전화번호를 공개했다. "단체문자는 한 번에 20개씩 보낼 수 있다"며 문자폭탄을 독려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소개하며 "건강한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야 하지만, 상대에게 과도한 압박으로 느껴지게 하면 안 된다"며 "상대방을 존중함이 민주당스러움"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친문 지지층의 이 같은 행보는 지속적으로 행해졌다. 최근에는 4·7 재·보궐선거 이후 조국 사태를 반성했던 민주당 소속 2030 초선의원 5인에게 문자폭탄을 보내 비난을 퍼부었다. 이를 두고 당내 비주류 의원들은 "당 차원에서 자제를 당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민주당 차기 지도부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친문 의원들은 이들을 적극 감싸고 나섰다.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도 민심 중 하나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원들,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어" 두둔하는 후보들

    당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15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권리당원이라고 매월 당비를 내는 분들만 80만 명이고, 우리 당원으로 분류하는 사람이 한 400만 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분들도 민심 속에 있는 것"이라며 "제가 정치인 중에 문자폭탄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 중 하나다. 그냥 그것을 민심의 소리로 듣고 심하면 아예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고위원에 출마를 선언한 강병원 민주당 의원도 "이분들은 태극기부대와는 다르다. 태극기부대는 선동적인데, 우리 당원들은 논리적이고 설득력을 가진다"며 "이분들을 자제시키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선거 참패 후 8일 만에 민주당 내부 쇄신 동력이 점차 사그라든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15일 통화에서 "문자폭탄을 보내고 협박성 문자를 보내는 것은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태도"라며 "당내 강경 지지층이 하는 행태는 반대편과 다르다고 규정하는 것 자체가 오만한 자세다. 다시 당 선거 패배 전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참담하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