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안철수 실무협상단, 4시간 협상 후 "발표할 게 없다" 발표추가 논의 거론… 오세훈-안철수 직접 만나 '원샷 협상' 가능성도
  •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단일화 실무 협상을 위해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왼쪽)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단일화 실무 협상을 위해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왼쪽)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4·7 서울시장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단일화 논의가 후보등록 마감일(19일)을 일주일 앞두고도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4시간 동안 협상에도 합의점 없어

    양측 단일화 실무협상단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국회에서 만나 오후 3시 넘게까지 4시간 동안 협상했으나 아무런 합의도 도출하지 못했다. 협상장에서는 "억지를 부린다" "함부로 말을 한다" "무능하다" 등의 고성이 오갔다.

    후보 선정을 위한 여론조사와 TV토론 방식 등 핵심쟁점을 놓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한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 측은 '서울시장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를 선호하고, 안 후보 측은 '여당 후보에 대응한 경쟁력'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협상장에서 나와 "오늘 발표할 것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협상 일정이 언제냐" "안에서 고성이 오갔다"는 질문과 지적에도 답하지 않았다.

    이태규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오늘 토론 횟수와 여론조사 방식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해 일부 의견 근접이 있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국민의당은 단일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핵심쟁점에 대해) 일괄타결하자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단계적으로 하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14일 예정된 비전 발표회 무산 위기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오는 14일로 예정됐던 비전 발표회 개최 또한 불투명해진 상태다. 앞서 오 후보와 안 후보는 지난 10일 저녁 회동에서 △서울시장 후보등록 마지막날(19일) 전까지 단일화 △비전 발표회 개최 △서울시 공동 운영 △양당 정책협의팀 구성 등을 합의한 바 있다.

    이 사무총장은 '비전 발표회를 14일에 하지 못하느냐'는 질문에 "추가적으로 논의할 부분이 있다"며 "다음 일정은 정 사무총장에게 따로 연락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단일화 실무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오 후보와 안 후보가 직접 만나 후보 간 '원샷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대두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두 후보가 한 번이 아니라 10번이라도 만나 협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실무 내용에 대해 두 후보끼리 입장차이를 드러내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더 나간 안철수 "공직자 전수조사하자"

    한편, 안 후보는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사태와 관련해 모든 선출직, 중앙 및 지방자치단체 관련 공직자와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전면적인 조사를 제안했다. 야권 단일화 경쟁자인 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정치권에서 나오는 국회의원 조사에 더해 '공직자 전수조사'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기가 범죄라면 공공부문 종사자의 투기는 더 큰 범죄이고, 공직자의 투기는 용서할 수 없는 범죄"라며 "대한민국 모든 선출직 공직자와 중앙 및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부처 공직자, 공기업 관계자와 가족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단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조사 발표는 한마디로 셀프 조사, 셀프 면죄부다. 수박 겉 핥기식 조사를 누가 믿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인 안 후보는 "투기라는 잡초는 뿌리째 뽑아야지 잎을 뜯어내고 줄기를 잘라봐야 아무 소용없다. 대통령도 나서고, 모든 정당, 정치권이 읍참마속의 각오로 투기 근절에 나서자"고 주문했다.

    반면 오 후보는 여유로운 모습이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사회복지단체장들과 간담회를 마친 오 후보는  최근 지지율 상승과 관련 "처져가는 서울시 경쟁력을 끌어올려 일자리를 만들어달라는 격려의 의미라고 받아들인다"며 "저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살아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고 치열하게 선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