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조사, 30평형 기준 "강남은 73%, 비강남은 80% 상승"... 업계 "남은 임기 동안 더 오를 것"
  • ▲ 문재인 정부 대책발표와 서울 아파트 평당시세 변동. ⓒ경실련 제공
    ▲ 문재인 정부 대책발표와 서울 아파트 평당시세 변동. ⓒ경실련 제공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4년간 서울 아파트값(30평 기준)이 한 채당 5억원이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17년 5월부터 지난 1월까지 문재인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며 24번의 부동산대책을 발표했지만 모든 대책이 실패한 셈이다. 지난 2월4일 발표한 정부 대책을 합치면 총 25차례의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는 명분에만 골몰해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 같은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정부 4년 동안의 대책으로 30평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 채당 5억원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서울 24개 자치구별로 3개 단지씩 선정해 총 75개 단지 11만7000가구 아파트값 시세를 분석한 결과다.

    서울 30평형 아파트 2017년 6억4000만원 → 올해 11억4000만원

    이번 조사는 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동향 조사 및 KB국민은행 시세정보등을 참고했다. 조사기간은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부터 지난 1월까지다.

    경실련에 따르면 서울 30평형 아파트값 평균가격은 2017년 5월 6억4000만원에서 지난 1월 11억4000만원으로 뛰었다. 서울 아파트값을 평당으로 따져보면 2017년 5월 2138만원에서 지난 1월 3803만원으로 1665만원(78%)이 올랐다.

    강남 아파트값은 30평형 기준으로 문재인정부 임기 동안 9억400만원(73%) 올랐다. 2017년 5월 평균 13억원이었던 강남 아파트값은 매년 꾸준히 상승해 지난 1월 22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강남지역 아파트값은 30평형 기준 4억4000만원(80%)이 올랐다. 2017년 5월 평균 5억5000만원이던 비강남지역 아파트값은 지난 1월 평균 9억9000만원까지 올랐다.

    경실련은 44개월 중 24번의 정부 대책(2·4대책 미포함)이 발표됐지만 아파트값이 보합 또는 일부 하락한 기간은 4개월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2019년 1월부터 4월 사이 평당 아파트값은 21만원 하락했지만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30만원이 오르는 등 이전보다 더욱 비싸진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 아파트값 73% 상승… 비강남 아파트값 80% 상승

    경실련은 "문재인정부가 대책을 25번 발표하면서 남발한 규제들은 집값 상승을 막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애꿎은 실거주 주민에게 불편과 피해만 끼쳤다"면서 "정부가 대대적인 정책전환을 하지 않는다면 남은 임기 동안 집값은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문재인정부 임기 동안 부동산값이 폭등한 것은 경제·환경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세금폭탄 등에 초점을 맞춘 정책들이 현실과 만나 부작용을 낸 결과라고 지적했다.

    "정책 남발에 국민들만 피해…  땜질식 처방 부작용"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정보업체 연구원은 4일 통화에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은 부동산 공시가격을 시세에 맞추거나 분양가를 시세의 90% 선으로 정하는 등 현실적으로 가격이 인상될 요인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공시지가 현실화, 분양가 90% 반영, 재건축 등 가격인상 요인을 발표해놓고 주택가격을 잡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가격에만 집중한 채 그 외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책이 서로 상충되며 부작용을 불러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의 한 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동안 문재인정부는 대책을 발표할 때 문제의 원인과 효과를 분석하는 과정은 건너뛴 채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 식의 대책을 발표해왔다"며 "결국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땜질식 처방만 내놓을 수밖에 없던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현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을 보면 사회주의식 통제가 강하다"며 이런 정책들은 부동산시장에 혼란만 가져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왜 집값이 뛰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규제만 하려 드니 부동산시장이 위축되고 비정상적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