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경색된 한일관계 풀려는 의지… 4선 의원, 한일의원연맹 회장 지낸 일본통" 평가
  • ▲ 강창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 강창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새 주일대사에 강창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일 전문성과 경험, 오랜 기간 쌓아온 고위급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색된 한일관계의 실타래를 풀고 미래지향적 양국관계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같은 인사 내용을 발표했다.

    강 대변인은 "강 내정자는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학계에서 오랜 기간 일본에 대해 연구한 역사학자"라며 "4선 국회의원 경력의 정치인으로 의정활동 기간 한일의원연맹 간사장과 회장을 역임한 일본통"이라고 평가했다.

    文, 학자·외교관 뽑다 '정치인' 등용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번에 일본에 새로운 내각이 출범함에 따라 한일관계를 풀어보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며 "특히 한일의원연맹 간사장과 회장을 역임하며 고위급 네트워크를 쌓아와 정통 외교관보다 정치인 출신이 적합하다 판단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52년생으로 올해 68세인 강 전 의원은 2017년부터 지난달까지 3년간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대표적 지일파 정치인이다. 일본 도쿄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제주를 지역구로 17대부터 20대 국회까지 내리 4선 의원을 지냈다. 1991년에는 배재대학교 일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강 전 의원은 지난해 7월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한일 갈등과 관련 "원칙과 명분만 주장하지 말고 정치적으로 풀어 나갔어야 하는데 피해자단체들과 대화를 해 의견을 수렴하는 동안 시기가 지나버렸다"고 우리 정부 책임론도 제기하는 소신을 보이자, 이해찬 당시 대표가 손가락으로 'X' 표시를 지으며 주의를 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주일대사에 정치인 출신을 발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 초대 주일대사는 학자 출신인 이수훈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석좌교수가 역임했고, 현재는 외교부 출신이자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지낸 남관표 주일대사가 1년6개월간 활동했다. 

    문재인 정부 집권 4년차에 접어든 현재 한일관계를 정치적 관점에서 해결할 필요성이 다가온 것으로 풀이된다.

    文 한일관계 개선 의지, '바이든 당선 영향' 분석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인한 한반도 정세 변화 또한 문 대통령의 강 전 의원 내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앞서 오바마 정권에서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적극 중개했으며, 이번 대통령 당선 이후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한·미·일 3각동맹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한일관계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계속되는 데다 갈등의 핵심원인인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에서 해법을 찾지 못하는 상태다. 정부는 한·중·일 정상회의 연내 개최를 목표로 관련국과 협의를 지속 중이지만,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방한은 요원하다.

    스가 총리는 지난 13일 방일한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서울 방문을 요청하자 "여러 조건들의 정비를 갖추고 싶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이어 "한일관계는 어려운 환경에 있고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자 하지만, 그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한국 측이 생각하는 바를 보여줬으면 한다"며 공을 우리 정부에 떠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