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통계만 인용" 野 지적에… "KB는 대출 많이 받게 하려고 시세 높이는 경향"
  • ▲ 23일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선서하는 김현미(사진) 국토교통부 장관.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23일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선서하는 김현미(사진) 국토교통부 장관.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민주 맘대로 국감]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KB국민은행 통계는 대출을 많이 받게 하기 위해서 될 수 있으면 시세를 높이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정부가 한국감정원 통계만 인정하고 민간 KB국민은행 통계는 부정한다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야당은 "KB국민은행 통계는 실거래가 기준"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 두고 김현미-野 공방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 장관을 향해 "KB 시세가 호가(呼價·주택을 팔려는 사람이 부르는 값) 중심이라고 장관이 말했었는데 KB는 실거래가 기준이라고 한다"며 "(장관이) 잘못 알고 있을 개연성에 대해 전혀 생각을 않고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은 "네,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한국감정원과 KB 시세는) 지수의 산정방식과 시세의 결정방식이 다르다"며 "KB 시세는 대출할 때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이어 "그러다 보니 대출을 많이 받게 하기 위해서는 될 수 있으면 시세 높게 하는 경향이 있다"며 "KB 시세가 호가 중심으로 이뤄진 것도 다 그런 것과 연관돼 있다"고도 부연했다.

    송 의원은 그러나 KB 시세가 실거래가를 기본으로 하고, 매매가 없는 주택 등에는 '거래가능금액'을 지수에 반영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토부 산하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KB 시세를 인정하는데 장관이 KB 시세를 너무 부정하는 게 적절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 ▲ 송언석(사진)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상대로
    ▲ 송언석(사진)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상대로 "한국감정원 통계만 고집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주택도시보증공사·주택금융공사도 KB 시세 적용

    부동산 관련 공공기관들의 홈페이지 등을 근거로 한 송 의원의 분석에 따르면, HUG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의 보증 대상 주택가격을 산정하는 기준으로 한국감정원·KB의 시세 중 선택해 적용한다. HUG는 또 고분양가 심사 과정에서 분양가격을 산출할 때도 두 기관의 통계를 동시에 활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 역시 주택담보대출상품인 '보금자리론'의 담보주택을 평가할 때 KB 시세를 한국감정원보다 우선 적용한다. 송 의원은 이를 근거로 국토부가 부동산정책을 마련·시행할 때 KB 시세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전세시장이 불안한 이유가 저금리 때문이라는 취지의 국토부 주장을 비판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도 잇따랐다. 

    앞서 국토부는 19일 설명자료를 통해 "최근 5년간 전·월세가격은 풍부한 입주물량으로 안정적 흐름을 보여왔다" "금년 들어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한국은행이 불가피하게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이는 전세가격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등의 견해를 밝혔다. 

    이와 관련,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2018년에도 금리가 일정했는데 전세(가격이) 폭락했다가 폭등하는 현상이 있었다"며 "저금리든 고금리든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정부 의무라고 생각하는데 죄송하다는 말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저런 자료를 내는가)"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종배 의원도 "16일 국정감사에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하고 3일 뒤 국토부가 저런 자료를 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