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지문' 받자마자…與 "신속한 사과 이례적" 또 김정은 찬양

여권 지도부가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을 사살하고 시신을 훼손한 것과 관련한 북한의 사과를 높게 평가했다. 북한은 25일 통지문을 보내 해당 사건에 사과 의사를 표명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야당은 "김정은의 사과에 황감해 해야 하느냐"며 반발했다.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25일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이 이렇게 신속하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이나 사용하면서 사과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북한에서 매우 신속하게 답이 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통위 위원인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회의에서 "오늘 청와대가 발표한 북측의 통신문 내용을 보면서 남북관계가 변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변하고 있는 것도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며 "얼음장 밑에서 강물이 흐르듯 남북관계가 엄중해도 변화가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은 북측 지도부가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김정은 위원장도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에게 미안해 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집권여당 대표와 북한 관련 주무부처 장관인 통일부장관이 북한의 사과와 관련, 긍정적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

앞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오후 북한이 보낸 전통문을 공개했다. 북한은 전통문에서 해수부 공무원을 사살한 것에 사과의 뜻을 표하면서도 시신을 불태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통문 말미에는 김정은의 사과도 포함됐다.

태영호 "與, 김정은 편지만 강조… 국민들이 그런 말 듣겠나" 

회의에 참석한 야당 의원들은 이 같은 여권 관계자들의 발언에 반발했다. 북한의 통지문과 김정은의 사과를 강조하는 데만 몰두한다는 것이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이 죽어간 사건에서 김정은의 편지에 대해 의원님들마다 계속 신속하게 사과했다고 하니 화가 난다"며 "외통위 회의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토의하는 것에 집중돼야 한다. 국민들이 북한이 신속하게 반응했다는 것을 들으려 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