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간호사 文 '편 가르기'에 맹비판… "정치적 이용 말라" 아이유 팬들도 흥분
  • ▲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 시국에 의료 현장을 지키는 간호사들을 두둔하면서 동시에 '집단 휴진'에 나선 의사들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정상윤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 시국에 의료 현장을 지키는 간호사들을 두둔하면서 동시에 '집단 휴진'에 나선 의사들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정상윤 기자
    지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우리당'이 만들고 있는 새로운 역사가 자랑스럽다"고 말해 '국민을 편 가르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엔 '집단 휴진'에 나선 의사들과 '의료 현장'을 지키는 간호사들을 대조하는 글을 올려 '의료진마저 편 가르기하고 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文 "파업 의사들 짐까지 떠맡은 간호사에 감사"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코로나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우시겠나?"며 "전공의 등 의사들이 떠난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분들을 위로하며 그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가수 아이유가 아이스 조끼를 (간호사들에게) 기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언제나 환자 곁을 지키며 꿋꿋이 이겨내고 있는 간호사분들 곁에는 항상 우리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아달라"고 응원했다.

    이 글에서 문 대통령은 "간호사들이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고 있다" "진료 공백으로 환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 대다수는 간호사들이다"는 말로 '집단 행동'에 나선 의사들을 비판하는 동시에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간호사들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31일 집단 휴진에 들어간 대한전공의협의회를 향해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던 문 대통령은 이 글에서 코로나19 치료 과정에서 쓰러질 정도로 헌신적인 모습을 보인 건 간호사들이었다며 모든 공을 간호사들에게 돌렸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의대 정책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코로나19와 장기간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사들을 한 순간에 깎아내린 것이다.

    野 "文, 말로만 '국민 통합'… SNS로 '국민 분열'"


    이에 정치권에선 국가 통수권자로서 '국민 통합'에 나서야 할 대통령이 도리어 '국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청개구리 대통령도 아니신데, 왜 그렇게 말은 국민 통합을 외치면서 행동은 국민을 분열시키는 쪽으로 가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수많은 편 가르기로 나라가 산산조각이 나버린 지금, 이젠 코로나 영웅들까지 은근슬쩍 이간질하려는 태도를 국민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통령의 처신을 꾸짖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나폴레옹이 독일을 점령한 뒤 괴테를 만나 '정치는 운명'이라고 했고 어느 독일 총리는 이 말을 빌려 '경제는 우리 운명'이라고 했다"며 "우리의 문 대통령께서는 아마 '편 가르기는 내 운명이다'라고 하실 듯하다"고 비꼬았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좌표를 찍었다"며 "헌신한 '의료진' 그 짧은 세 음절마저 '의사와 간호사' 분열의 언어로 가르는 대통령, 다음엔 누구를 적으로 돌리실 셈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급기야 어제는 의사와 간호사를 갈라치기 하는 대통령의 메시지가 많은 국민을 경악시켰다"며 "'갈라치기'라는 낯선 단어는 이 정부 들어 가장 흔한 유행어가 됐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아이유 팬들 "의사한테도 기부했는데… 정치적 이용 말라"


    아이유의 팬들도 들고 일어났다. 팬들은 의사와 간호사를 편 가르기하는 글에 뜬금없이 아이유가 등장하자, "순수한 마음으로 기부한 사람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유가 해당 사안에 대해 아무런 견해도 밝히지 않았는데, 마치 아이유가 간호사 편에 서 있는 것처럼 언급한 건 큰 잘못이라는 게 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디시인사이드 아이유 갤러리 이용자들은 "아이유는 지난 2월 대한의사협회에도 의료진을 위한 1억원 상당의 의료용 방호복 3000벌을 기증하는 등 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저소득층·취약계층·보호시설의 여러 곳에 방역 물품을 나눠 전달한 바 있다"며 간호사분들에게만 기부한 게 아니라고 선 긋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