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기획사가 대통령 순방행사 2차례 수주… "수의계약, 입찰 과정 무시" 국정조사 요구
  • ▲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뉴시스
    ▲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뉴시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측근이 설립한 신생 공연기획사인 '노바운더리'가 지난해 7억6000만원 규모의 대통령 순방 문화행사를 수주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대통령 순방 문화행사는 국가 이미지 홍보사업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문화계 황태자'로 불렸던 차은택 씨의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가 수주했었다. 이에 야당에서는 "박근혜 정부를 '국정농단'이라고 몰아세운 문재인 정권이 비슷한 일을 행한다"며 "국정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태국·노르웨이 순방행사 예산 80%, 탁현민 측근 회사에 지급돼

    이날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해외문화홍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노바운더리는 지난해 6월 노르웨이, 9월 태국의 대통령 순방 문화행사를 맡았다. 현지에서 K-POP(케이팝) 등을 진행하는 행사였다. 행사 집행액은 총 9억5900만원으로, 이 중 80%가량인 7억6900만원이 노바운더리에 지급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차은택 씨의 플레이그라운드가 2016년 4월 멕시코, 5월 에티오피아·우간다·케냐에서 이 행사를 수주했었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케이팝과 태권도 공연 등을 펼치며 15억여 원의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이를 두고 특혜성 수주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2017년 감사원은 감사에 착수했고, 감사원은 "미검증된 신생업체에 특혜를 제공하고, 합리적 기준 없이 예산을 집행했다"며 "순방 과정에서 생긴 총체적 부실에 대한 시정조치와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문화체육관광부에 요구했다. 

    "탁현민 측근 회사, 입찰 과정도 무시"…이용 "국정조사 가야"

    이 때문에 순방 문화행사는 현지 대사관과 한국문화원이 직접 계약하는 형태로 변경됐다. 다만, 행사 예산은 문체부에서 집행한다. 

    그런데 지난해 두 차례나 '문재인 이미지 메이커'라고 불리는 정권 핵심인물과 가까운 신생회사가 이 행사를 수주하는 일이 또 발생한 것이다. 

    이에 야당은 주 태국·노르웨이대사관이 신생 공연기획사와 직접 계약에 나선 배경에 탁 비서관의 입김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용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대통령 순방행사는 입찰해야 하는데 수의계약이 담겨 있었다"며 "특히 공모사업 입찰 과정을 무시해 과정 자체가 부자연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 부분은 국정조사까지 가야 될 일"이라며 "대통령 순방 문화행사를 차은택 씨 회사가 맡더니 이제는 탁현민 측근의 회사가 수주했다. 국정농단이라고 그토록 몰아세웠던 문재인 정권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靑 "문체부가 해명자료냈다" 구체적 답변 피해

    이와 관련해 청와대 측은 구체적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문체부가 해명자료를 냈다"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대통령 순방행사를 담당하는 문체부 산하 해외문화홍보원은 전날 탁 비서관 측근 회사 특혜 의혹과 관련해 "법에 따라 수의계약을 맺었다"며 "특혜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