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총파업 불참' 기자 3명, 23일 '야간 외신 전담 부서'로 이동… 부당노동행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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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위원장 출신으로 최승호(60) 전 사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박성제(54) MBC 사장이 3년 전 '언론노조 주도 파업'에 불참했던 기자들을 '야근전문기자'로 발령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방송사에서 정규직 기자에게 야근을 전담시키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사실상 '보복성 인사'라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왔다.
경력기자 3명이 3일 주기로 '야간 외신' 보도 전담
MBC 관계자는 2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어제 3명의 중견 기자들이 '보도국 통외국제팀'으로 발령 났는데, 사측은 이들에게 야간에 쏟아지는 국제뉴스를 챙기는 업무를 전담시킬 방침"이라며 "방송사 사상 유례가 없는 '야근전문기자'가 탄생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MBC는 매일 사회부와 국제부 기자들에게 밤 사이 일어나는 사건사고와 외신을 챙기도록 하는 '야근제'를 운영해왔다.
그런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후 야간에 근무한 기자들에게 다음날 휴식을 보장해주면서 '일선 취재 현장에 공백이 생긴다'는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궁여지책으로 '야근전담기자'를 신설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처음으로 선발된 이들이 하필 지난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비(非)언론노조원'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귀띔한 MBC 관계자는 "보도국의 야근은 언제 어디서 긴급뉴스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밤을 꼬박 새워야 하는 힘든 업무"라며 "지금껏 국제부는 2명이 한 조를 이뤄 매일 로테이션으로 운영됐는데, 앞으로는 '야근전문기자' 3명이 3일 주기로 '야간 외신'을 챙기는 고된 업무를 도맡게 됐다"고 우려했다."'부당노동행위'나 '직장내괴롭힘' 해당될 수 있어"
야간에 발생하는 사건·사고 소식은 종전처럼 사회부에서 3인 1조로 챙기지만 국제 뉴스의 경우 '전담기자'들이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아침 9시까지 매일 한 명씩 교대근무를 하고, 기존 국제부 기자들은 한 달에 한 번만 야간에 투입되는 시스템이다.
이 관계자는 "이처럼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가는 '야근전문기자' 발령을 유독 '파업불참자'이자 경력기자들에게 내린 이유가 무엇인지 사측에 묻고 싶다"며 "어떠한 이유와 기준으로 선정됐는지도 모르고, 언제까지 야근만 해야하는지도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언론노조 소속 기자들의 야근을 줄이기 위해 듣도보도 못한 '야근전문기자'제도를 시작한 것이 아닌가라는 문제제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이 관계자는 "이는 명백한 노조 소속에 따른 차별이며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같은 강제발령은 부당노동행위 혹은 직장내괴롭힘에 해당될 수 있고, 근로조건의 동의없는 불이익변경에 해당한다"며 "이를 바로 시정하지 않으면 MBC가 '공영방송사'라고 감히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