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3일 모바일 투표→ 16일 최고위서 결론… 통합당 "당원에게 비난 전가 꼼수"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난극복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난극복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범여권 시민단체들이 제안한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전(全) 당원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두고 "가짜정당"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4·15총선 이후 제1당 지위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기존 방침을 뒤집고 비례정당 참여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9일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결정할 전 당원 투표의 세부 절차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정당 참여 여부를 전 당원 투표로 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낙연 "비난은 잠시, 책임은 4년 동안 이어져"

    회의를 주재한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 의장 등은 참여 쪽에 무게를 뒀다고 한다. 반면, 설훈·김해영·이수진 최고위원 등은 반대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찬반 의견을 듣고 있다 "비난은 잠시지만 책임은 4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김성원 미래통합당은 대변인은 9일 논평에서 "공당으로서의 기본 상식과 의무도 저버린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비난의 화살을 당원에게 전가시켜보려는 비겁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은 '가짜정당' '속임수 정당' '코미디 정치' 하며 미래한국당을 향해 거세게 손가락질하던 민주당의 말을 똑똑히 기억한다"며 "대한민국 역사는 제1당을 놓치면 안 된다는 불안감에 잔머리 쓰다 되레 자기 꾀에 넘어간 민주당의 민낯을 부끄럽게 기록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뒤통수 맞은 '4+1' 동지들, 민주당 일제히 비난

    지난해 말 '4+1' 협의체에 참여해 쟁점법안 처리에 힘을 보탠 정의당·민생당도 반발했다. 이 때문에 당초 시민단체들이 제안한 범여권 연합정당이라는 취지는 무색해졌고, 민주당이 사실상 단독 비례정당을 창당하는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9일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정의당은 어떤 경우라도 소위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고 정치혁신의 한 길을 걷겠다는 비상한 결의를 했다. 이번 총선에서 반칙이나 꼼수를 쓰지 않겠다는 당연한 선언"이라며 비례 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전날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어떤 비례정당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례 연합정당은 민주당 무덤 될 것"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비례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한다는데, 정치적 책임을 당원에게 떠넘기는 저열한 술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의 원칙을 저버리고 정치개혁의 대의를 배신하는 비례 연합정당은 민주당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의 비례 연합정당 참여 여부는 12~13일 당에서 구축한 모바일 시스템을 통해 전 당원 투표를 한 뒤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비를 내는 당원 80만 명이 투표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