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유재수 첫 공판서 금융업자 법정 증언… 유재수 측 "대가성 없다" vs 檢 "금품 직무관련성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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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정상윤 기자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첫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금융업계 관계자가 유 전 부시장의 요구를 받아 골프채와 항공권·오피스텔 등을 제공하고, 그의 동생을ㅠ채용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유 전 부시장 측은 뇌물을 수수할 당시 근무처가 "금융감독원이 아닌 금융위원회였기 때문에"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26일 오후 뇌물 수수 등 혐의를 받는 유 전 부시장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지난 두 차례 준비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던 유 전 부시장은 이날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왔다.금융업자 "유재수에 금품 제공했다… 책도 부탁해 구매"증인으로 나온 자산운용사 관계자 최모(41) 씨는 유 전 부시장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했다. 최씨는 "자산운용사 설립을 준비하던 2015년 유 전 부시장을 알게됐으며, 금융위에 오랜 기간 종사한 그를 알고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최씨는 유 전 부시장에게 월세 180만원 상당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오피스텔을 제공하고, 브랜드 골프채와 부인의 항공권 등을 제공한 것은 유 전 부시장의 부탁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항공권은 유 전 부시장의 부탁으로 결제해준 것이며, 저에게는 큰 비용이 아니었고 부탁받아서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유 전 부시장이 검찰에서 "최씨가 자궁근종을 앓던 (유 전 부시장) 처의 귀국을 종용하면서 항공권을 대납해줬다"고 진술한 것과 관련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최씨는 "유 전 부시장이 청담동이 낫다고 해서 부하직원을 통해 부동산 계약을 진행했다"면서 "2016년 3월께 유 전 부시장이 더이상 오피스텔이 필요없다고해서 재임차했다"고 말했다.최씨는 유 전 부시장의 저서 <다모클래스>와 <세계를 뒤흔든 경제대통령들>이라는 책을 대량 구매한 것도 그의 부탁이었다고 증언했다. 최씨는 "유 전 부시장의 부탁으로 책을 사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부탁받기 전에는 책의 존재를 몰랐다"고 말했다.유 전 부시장의 동생 유모 씨를 회사에 채용시킨 것도 유 전 부시장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유 전 부시장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유씨를 채용했겠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말했다.유재수 부탁에 동생 채용… 유재수 측 "대가성 없다"유 전 부시장 측은 이날 최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금품에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없어 뇌물 수수 혐의가 성립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유 전 부시장 측 변호인단은 "금융위원회는 금융정책에 대한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금융업계에 대한 검사와 감독을 수행하는 곳은 금융감독원이 따로 있다"면서 "금감원의 감독업무에 금융위가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민간회사에 대한 영향력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유 전 부시장의 직무내용이 확정되지 않는 이상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할 수없다"고 강조했다.이에 검찰은 "대법 판례를 살펴보면 뇌물수수죄의 직무관련성은 개개의 직무에 대한 대가관계가 아닌, 공무원이 그 지위에 수반한 일체 직무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인하고 있다"면서 "소수 엘리트 관료로 구성된 금융위의 특성을 감안하면 직무관련성은 넉넉히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한편 이날 공판은 재판부와 검찰·변호인을 포함한 법정내 모든 인원이 마스크를 쓴 채 진행됐다. 재판부는 절차 진행에 앞서 "코로나 확산 문제 때문에 이 재판도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닌지 고민했으나, 상당기간 동안 재판이 열리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재판부도 마스크를 쓸 테니 재판 관계자와 방청객들 모두 마스크를 써주시길 바란다"고 공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