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확진자 18명 중 종로구에서만 7명… 방역 연기로 주민 불안 확대
  • ▲ 청와대 전경 사진. ⓒ정상윤 기자
    ▲ 청와대 전경 사진. ⓒ정상윤 기자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일부지역이 청와대의 반대로 우한폐렴(코로나-19) 방역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운효자동이 속한 종로구는 서울시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가장 많은 곳으로, 방역 연기로 인한 주민 불안이 더욱 커졌다.  

    서울 종로구청은 21일 "청운효자동 일대에 방역작업을 하려고 노력 중이나 아직 청와대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종로구청은 지난 18일 청와대와 인접한 청운효자동 일대에 긴급방역을 하려고 했으나 청와대의 거부로 방역작업을 하지 못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이어 이틀 뒤인 20일 청와대 뒤쪽인 부암동과 동묘 인근인 창신동에서 확진환자가 연달아 발생했다. 부암동과 청운효자동은 불과 1.39km 떨어졌다. 도보로는 약 21분 거리다.

    방역 협의하는 중 확진자 2명 나와

    특히 20일 오전 확진판정받은 부암동 거주 환자는 청운효자동과 인접한 광화문 하나이비인후과를 다녀간 것으로 파악돼 주민 불안은 더욱 커졌다. 

    21일 오후 2시 기준, 서울지역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총 18명이며, 이 중 7명이 종로구에서 나왔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종로구에서는 지난달 30일과 31일 명륜1가동에서 3명, 지난 16일 숭인동에서 2명이 나온 데 이어 지난 20일 2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청운효자동은 행정 능률과 주민 편의를 위해 2개 이상의 동을 하나로 운영하는 행정동(行政洞)이다. 관할 동으로는 청운동·신교동·궁정동·효자동·창성동·통인동·누상동·누하동·옥인동·세종로1번지 등이다. 이 지역에만 약 1만3505명의 종로구민이 산다.

    종로구 관계자는 "청와대경호실 측에서 방역을 요청한 게 없고 사전에 협의도 되지 않았다"며 "방역 요청을 하면 그때 와 달라고 해서 그날은 그냥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이 신문에 밝혔다. 

    또 "보건소 입장에선 그 지역이 구 관할이라 특별히 청와대에 공문을 보낼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며 "이후 보건소에서 청와대경호실과 협의해 다시 방역을 하려 했지만 20일 여섯 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해 비상 상황에 돌입하면서 방역 타이밍을 놓쳤다"고 말했다.

    현재 종로구는 청운효자동 일대의 방역을 위해 청와대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 관계자는 21일 본지에 "아직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협의가 끝나는 대로 알려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종로구는 지난 20일부터 구내 도서관·복지관·경로당·체육시설 등 주민 이용이 많은 공공시설을 임시 휴관하기로 했다. 관내 전체 어린이집에도 질병관리본부 조사 결과에 따라 휴원 권고를 내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