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은 28일부터 자국민 수송… 외교부 "중국과 협의 과정서 날짜 바뀔 수도" 여지
  • ▲ 외교부는 28일 브리핑을 열고 우한시에 30일과 31일 이틀간 전세기를 4차례 투입해 한국인 700명의 귀환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 외교부는 28일 브리핑을 열고 우한시에 30일과 31일 이틀간 전세기를 4차례 투입해 한국인 700명의 귀환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정부가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고립된 우리 국민 700여 명의 귀환을 위해 오는 30, 31일 네 차례 전세기를 보내기로 했다. 정부는 "다만 중국과 협의 과정에서 날짜가 변경될 수 있다"고 말해 불안감을 오히려 키웠다.

    "우한시에 전세기 4편 투입해 귀국 지원키로 결정"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은 28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우한시에 전세기 4편을 투입, 우리 국민의 귀국을 지원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의 설명에 따르면, 전세기로 귀국하기 위해서는 우한폐렴 증상이 없어야 한다. 또한 탑승 비용을 입금해야 한다. 돈을 냈더라도 전세기 편으로 중국으로 간 검역관이 우한폐렴 증상이 없는지 검사한 뒤 비행기에 탈 수 있다. 발열·구토·기침·인후통 등의 증상이 있으면 탑승할 수 없다. 중국 국적자는 한국인의 가족이라도 탑승할 수 없다. 중국 당국의 방침 때문이다.

    전세기가 어느 공항에 도착하는지도 공개하지 않았다. 외교부는 "다만 일반 게이트와 분리된 시설을 갖춘 공항을 이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귀국한 사람들은 정부가 마련한 임시생활시설에서 보름가량 머물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현재 정부는 충남 천안에 있는 우정공무원교육원과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 이들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美‧日 이미 자국민 수송 나섰는데
    …외교차관 "날짜 변경될 수도"

    하지만 이 차관은 이날 브리핑 도중 "오는 30, 31일 우한시에 전세기를 파견한다는 계획 아래 중국 정부와 협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날짜는 중국 측과 협의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여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한국 국민 귀환을 위한 전세기 투입 날짜를 중국 측과 아직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 차관은 "중국과 계속 협의는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일이 복잡하다"면서 "30일이나 31일이면 중국의 허가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지만 일은 모르는 거니까 늦을 수 있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과 일본은 자국민의 본국 송환에 이미 착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인을 실어나를 전세기가 28일 우한에 도착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 전세기에 외교관과 가족 등 230여 명을 태우고 캘리포니아로 향할 예정이다.

    일본 NHK는 28일 저녁 "전일본공수(ANA) 전세기 한 대가 우한에 도착했다"며 "전세기는 일본 국민을 싣고 29일 오전 일본으로 귀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우한에 체류 중인 자국민 650여 명 중 1차로 200여 명을 데려오고, 다음 전세기로 나머지 귀국 희망자를 귀국시킨다는 계획이라고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