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부동산정책'에 상실감… "이 정부 높으신 분들 이젠 안 믿는다" 민심 '싸늘'
  • ▲ 더불어민주당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은혜 교육부장관의 불출마 선언으로 대체 인물을 찾고 있다. 민주당은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걸 대표상임의장을 일산 지역 여론조사에 포함시켜 예비 조사를 벌였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은혜 교육부장관의 불출마 선언으로 대체 인물을 찾고 있다. 민주당은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걸 대표상임의장을 일산 지역 여론조사에 포함시켜 예비 조사를 벌였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수도권 서북부의 핵심축으로 꼽히는 일산 벨트(고양시 갑·을·병·정)의 김현미·유은혜 후임 물색에 골몰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과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것에 맞춰 민주당은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등을 물망에 올리며 서서히 속도를 내고 있다. 자유한국당도 일산 벨트 탈환을 위해 다양한 카드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산지역에서 각각 3선, 재선한 김 장관과 유 장관이 지난 3일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자 민주당이 발빠르게 움직인다. 민주당은 이들의 불출마 선언 이후 경기 일산지역을 대상으로 출마 예비후보군에 대한 인지도 조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시나리오 검토, 경쟁력 점검 차원에서 조사한 것"

    민주당은 일산 벨트에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회 대표상임의장, MBC 아나운서 출신 한준호 전 청와대 행정관 등 3명을 예비조사에 포함시켜 인지도 조사를 벌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중요한 지역구가 사정상 비게 되어 후보군을 추려 경쟁력 정도를 알아보려고 한 것"이라며 "일산은 경기 북부에서 핵심지역이고 민주당이 꼭 사수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선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일산은 경기도 파주, 서울 은평과 맞닿아 경기 서북부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역구로 꼽힌다. 일산 신도시 건설로 인구가 증가하면서 진보적 성향을 띤다.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고양시 을·병·정에서 당선됐고, 고양시 갑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당선되며 범여권이 석권했다. 민주당이 반드시 일산 벨트를 수성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2018년 12월, 3기 신도시 발표로 일산지역 민심이 크게 요동쳤다. 3기 신도시가 서울과 일산 사이에 위치해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누적된 상태다. 지역에서는 문재인 정부와 3기 신도시 발표를 주도한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현미 장관(고양시 정)에 대한 성토가 줄을 잇는 실정이다. 

    "국토부장관·교육부장관까지 만들어줬더니 홀대"… 지역 여론 싸늘

    일산에 거주하는 주민 김모(27) 씨는 "민주당 믿고 뽑아줘 국토부장관까지 한 사람이 지역주민을 대놓고 배신할 수 있느냐"며 "김현미 장관이 안 나온다고 주민들의 불만이 해소된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지역주민 한모(37) 씨는 "국토부장관·교육부총리를 배출한 지역구에 이런 홀대를 하면서, 이제는 청와대 대변인까지 보내려고 하느냐"며 "이제는 높으신 분이 아니라 정말 이 지역에서 뛸 사람을 보고 투표하겠다"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민주당이 일산 벨트 수성을 위해 재빨리 움직이자 한국당은 놀란 모양새다. 한국당 총선기획단 관계자는 "이제 통합 논의가 화두로 던져진 상황에서 우리는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이 발빠르게 움직이는데 우리는 현안이 많아 점검이 좀 안 되고 있는 부분"이라고 한숨지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지역구에 중량감 있는 후보가 나온다면 우리도 그에 맞는 다양한 카드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원론적 견해만 밝혔다. 

    한국당에서는 김태원 전 의원(고양시을 당협위원장), 박상준 행동하는시민연대 대표(고양시 을), 이동환 연세대 겸임교수(고양시 병), 최성권 전 시의원(고양시 병), 이호련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기획관리본부장(고양시 정), 나도은 전 한국당 부대변인(고양시 정) 등 6명이 예비후보등록을 마치고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