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OST 부른 최우식 "기우의 입장에서 부른, 에필로그 같은 노래"
  • 영화 '기생충'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흘러나온 '소주 한 잔'이란 노래가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 주제가상 예비후보에 포함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우식 부른 '소주 한 잔', 겨울왕국 OST와 어깨 나란히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 이하 AMPAS)'는 현지시각으로 17일 공식 홈페이지에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9개 부문 예비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총 91편을 심사해 '외국어영화상', '주제가상', '장·단편 다큐멘터리상' 등 9개 부문의 예비후보작을 선정한 AMPAS는 이 중에서 각 부문 별로 최종 본선에 진출할 5개 작품을 선정해 내년 1월 13일 공개할 계획이다. '작품상'이나 '감독상' 등 주요 부문 후보작들도 이날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주제가' 부문에는 총 15곡이 예비후보에 올랐는데, 전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겨울왕국2'의 '인투 디 언노운(Into the Unknown)'과 '알라딘'의 '스피치리스(Speechless)', '라이온 킹'의 '네버 투 레이트(Never Too Late)' 등 쟁쟁한 곡들이 포함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기생충'의 OST(소주 한 잔)도 주제가상 예비 후보에도 올랐다는 사실이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극장 밖으로 나간 성급한 관객들은 들어보지도 못했을 노래다. 오히려 기생충 상영 후 화제를 모았던 '제시카 송'은 OST에 포함되지 않아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소주 한 잔'이란 제목이 붙은 이 곡은 영화를 연출한 봉준호(51) 감독이 가사를 쓰고, 주인공 기우 역을 맡은 배우 최우식(29)이 직접 부른 노래다. 봉 감독은 기생충을 관람한 관객들이 집으로 들어갈 때 '소주 한 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 좋을 것 같아 이 곡을 삽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멜로디는 봉 감독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작곡가 정재일(38)이 만들었다.

    차가운 소주가 술잔에 넘치면 / 손톱 밑에 낀 때가 촉촉해 / 마른 하늘에 비구름 조금씩 밀려와 / 쓰디쓴 이 소주가 술잔에 넘치면 / 빨간 내 오른쪽 뺨에 / 이제야 비가 오네

    이와 관련, 최우식은 "후시 녹음을 하다 감독님께서 한 번 불러보라고 하셔서 얼떨결에 이 노래를 부르게 됐다"며 "이 곡은 배우 최우식이 아닌 기우의 입장에서 부른 노래이기 때문에 연기의 일부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가 끝나도 에필로그처럼 관객의 가슴에 남는 노래였으면 좋겠다"며 "'기우는 이런 마음으로 잘 지내고 있어요' 같은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것 같아 참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크라잉넛'을 좋아해 이런 풍의 노래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키가 좀 높은 편이라 부를 때 애를 먹었다"며 "나중에 라이브로 부르려면 준비를 많이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내년 1월 13일 '소주 한 잔'이 주제가상 최종 후보에 오르게 되면 최우식은 직접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올라 이 노래를 불러야 한다.

    기생충은 '주제가상' 외에도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부문에도 예비후보로 올랐는데, 영화계에선 기생충이 '감독상'과 '각본상' 최종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내년 2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사진 출처 = 최우식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