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 한 고등학교 '정치편향적' 문제 논란… 해당 교사 “정치적 의도 없었다” 해명
  • ▲ 전남 여수 한 고등학교 한문 과목 기말고사에서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을 비판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느꼈을 감정'을 묻는 이유가 문제로 출제됐다. 이 문제를 낸 교사 A씨는 정답으로 '배은망덕'을 꼽았다. ⓒ정상윤 기자
    ▲ 전남 여수 한 고등학교 한문 과목 기말고사에서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을 비판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느꼈을 감정'을 묻는 이유가 문제로 출제됐다. 이 문제를 낸 교사 A씨는 정답으로 '배은망덕'을 꼽았다. ⓒ정상윤 기자
    전남 여수의 한 고등학교 기말고사에서 현 정부 지지층 시각이 담긴 '정치편향적' 문제가 다수 출제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5일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전남 여수의 한 고등학교 한문교사 A씨는 지난 3일 치러진 2학년 기말고사에서 '조국 당시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을 비판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느꼈을 감정'을 묻는 질문을 출제했다.

    “조국 비판한 금태섭?”… 정답은 ‘배은망덕’

    그는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국 후보자를 향해 공격적으로 쓴소리를 하자 금 의원에게 조 후보자 지지자들의 항의가 쏟아졌다'는 언론 기사를 지문으로 싣고, 조 전 장관의 심경을 사자성어로 답할 것을 요구했다. 시험문제의 지문으로 나온 기사에는 조 전 장관이 금 의원의 서울대 박사과정 지도교수였다는 사실도 포함됐다. 이 문제의 정답은 '배은망덕'이었다.

    자유한국당에 대한 부정적 문제도 출제됐다. A씨는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아들인 가수 장용준 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는 기사와 장씨가 같은 달 불법유턴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 기사를 지문으로 제시한 후 장 의원의 처지를 표현한 사자성어를 답하도록 했다. A씨가 의도한 정답은 '유구무언'이었다.

    A씨는 이 신문과 통화에서 "학생들이 2022년 대선에는 당장 유권자가 되니 시사에 관심을 가지라는 의도로 시험문제를 출제했다"며 "문제가 된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충분히 숙고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후회하고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장제원 아들 음주운전 사고 문제도 출제… A씨 "죄송하다"

    그는 "시험문제에 분노한 분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책임을 면하고 싶지도 않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 편을 들어 시험문제를 출제한 건 아니었다"며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 아들의 음주운전과 관련한 시험문제에 대해서도 "여당 관련 문제만 내면 중립적이지 않다는 비판을 의식해 야당의 장 의원 얘기도 실었다"며 "주관적 감정으로 시험문제를 낸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