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외교, 경제활력. 사법독립" MB 재조명 잇달아… 윤석열도 "MB 때 가장 쿨했다"
  • ▲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이명박 정부 때 상당히 쿨했다."

    17일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나온 윤석열 검찰총장의 발언이다.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 중 어느 정부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했다고 보느냐'는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여당 의원의 질문에 'MB 시대 칭찬'으로 응수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윤 총장의 발언을 전후해 유력 매체들이 'MB 시대'에 대한 '재평가'를 잇따라 내놨다. 베테랑 언론인들이 내놓은 MB 시대 평가 역시 '칭찬' 일색이다. 글로벌 외교 무대를 이끌고, 국운을 상승시키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언론 자유를 보장한 MB의 업적을 재조명했다. 윤 총장의 평가와 마찬가지로, 사법부의 독립도 언급했다.  

    뜬금없는 '재평가'는 아니다. 이제 임기 반환점을 도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를 겸하는 글들이다. 문 정부 2년 반에 대한 이들의 평가 역시 일관된다. '겪어본 적 없는 실정'과 그로 인한 '대한민국의 고난'을, 그들은 안타까워했다. 세 칼럼 모두 "MB 땐 안 그랬는데…"라는 장탄식을 글 사이로 흘렸다.   

    "국민 갈등 불 지른 것 말고 한 일이 뭐가 있나"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은 '문재인 임기 절반 동안 해놓은 일 있으면 하나만 알려달라'는 제하의 글에서 "이명박은 인기 없는 대통령이지만 한 일만 놓고 보면 그의 일하는 능력 하나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전 대통령의 각종 치적을 나열했다.

    양 주필은 ▲취임하자마자 날벼락처럼 세계 금융위기가 터졌지만 1년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시켰고 ▲2011년엔 무역액 1조 달러를 달성했으며 ▲그의 임기 후반기 3년 동안 매년 30만~40만 명씩 일자리가 증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양 주필은 "이 대통령 업적 중 최고는 대한민국의 G20 가입"이라고 추어올렸다. 한국은 언제나 국제적 의사결정의 '객체'였는데, G20에 들어가 역사상 처음으로 '주체'가 됐다는 얘기다.

    양 주필은 "반면 이 같은 역사와는 전혀 딴판인 경우가 등장했다"며 ▲적폐청산한다면서 4명 자살하고 1명 사망한 일 ▲합계 100년이 넘는다는 징역형 ▲온갖 사람 사냥 ▲3·1운동 100년 기념사에 난데없는 빨갱이 타령 ▲21세기에 죽창가 ▲엉뚱한 인사 ▲희대의 파렴치 위선자 법무부장관 ▲이루 헤아릴 수조차 없는 내로남불 ▲김정은 대변인 ▲겁먹은 개 ▲한·미훈련 폐지 ▲북한 굿모닝 미사일 ▲북핵 SLBM 완성 ▲재앙이 된 탈원전과 소득주도성장 ▲1%대로 추락하는 경제성장 ▲몇 십조원도 우스운 세금 선심 ▲공공개혁 역주행 ▲폭력 민노총 100만 명 축제 ▲급증하는 나랏빚 ▲착실히 쌓아온 각종 기금 고갈 ▲30·40대는 줄고 노인 알바만 늘어나는 일자리 ▲54조원 일자리예산 증발 등, 문재인 정부 들어 속출한 각종 '배드 뉴스(bad news)'를 열거했다.

    "MB정부, 경제·복지·민주 발전 동시에 이룬 것으로 평가"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같은 날 '이명박 시대의 회고'라는 제목의 글에서 "2008~13년 이명박 시대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며 ▲이명박 정부 들어 '민주주의 지표' 랭킹이 올라 2010년부터 한국이 '완전 민주국가'로 분류됐고 ▲삶의 질과 복지 수준을 보여주는 '인간개발지수(유엔개발기구 발표)' 랭킹에서도 2008년에 25위를 하다 2010년 12위, 2011년엔 15위로 올라선 점 ▲세계 톱10에 드는 전력 생산량과 외환 보유고 등을 나열했다.

    조 대표는 "이처럼 권위 있는 국제 통계에선 이명박 정부가 경제·복지·민주·발전을 동시에 이룬 것으로 평가하는데, 국내에선 종북좌파들이 정부가 독재로 흘렀다고 비난하고, 많은 국민도 이에 동조해 대통령 지지율이 30%를 밑돌았다"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김세형 매일경제 주필은 '문 정부 전반기에 세운 신기록들'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말 그대로 문재인 정부가 올해 수립한 각종 '진기록'을 소개했다.

    김 주필은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을 단기에 33% 올리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충격요법으로 했으며 ▲복지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려 내년에 처음으로 국가부채비율 40%를 돌파한다고 꼬집었다.

    또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축소하고 세계 최초로 형사처벌 조항을 넣었으며 ▲민노총 조합원이 70만 명에서 100만 명으로 늘고 시민단체가 갑(甲)이 됐다고 비꼬았다.

    뿐만 아니라 ▲일자리는 기업이 아닌 정부가 늘리는 것이라며 국가·지자체·공기업이 인력을 늘렸고 ▲정부·공기업이 공장·학교를 세우는 광주형 공장, 한전공대 설립이 진행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세계 최초로 청년들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실험을 정부·서울시·경기도가 실시해 연간 6000억원 이상을 뿌렸고 ▲대기업을 죄악시해 재벌 총수, 전직 대통령 2명이 구속되고 기업가정신은 땅에 떨어졌으며 ▲탈원전으로 한전은 적자이고 태양광을 특혜사업하느라 자연 훼손이 극심하다고 비판했다.

    김 주필은 ▲미국·일본보다 북한 김정은을 우선시해 한일관계 파탄, 주한미군 철수가 거론되고 ▲자사고·외고·국제고 등 수월성을 없애고 친북 성향으로 교과서를 개편했다면서 "얼핏 떠오른 12개 분야의 실험을 나열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사회주의 정책 실험"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전반기에 세운 신기록들"


    김 주필은 "10년 전 한국 하면 세계에서 다이내믹의 대명사였고, G20 정상들을 강남에 불러 국제회의를 치렀으며, 그들은 2008년 금융위기를 먼저 극복한 우등생 정책을 배우려고 애썼지만, 지금은 주말마다 좌우파로 갈려 대규모 시위를 하고, 기업과 부자들은 한국을 탈출하고, 청년실업률이 25%에 달해 절망하는 장면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문 정부가 소득주도, 친북문제, 공정과 정의 3가지에 올인한 결과로 해석한 그는 "지금은 대통령 국정지지율 40% 선이 위협받고, 북한은 축구 생중계도 거절하고, '조국 오판'으로 나라가 두 동강났다"고 개탄했다.

    이 칼럼의 결론은 청와대 정부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는 "문재인이 2년 동안 한 일 있으면 하나만 알려달라"는 어느 시민과 "MB 때는 쿨했다"는 윤 총장의 심정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