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명 의원 중 안철수계 포함 15명 참여… 창당 1년8개월 만에 분당 채비
  • ▲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비상회의에서 오신환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비상회의에서 오신환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2018년 2월 창당 후 좀처럼 내홍을 극복하지 못하던 바른미래당이 결국 공식적인 ‘한 지붕 두 가족’이 됐다. ‘분당’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빗겨갔지만, 손학규 체제에 반대하는 비당권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30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이 출범했다. 손 대표는 “당의 분열을 획책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서로를 향한 비난 수준이 극에 달하며 약 1년8개월 만에 분당의 서막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당권파 최고위와 같은 시각 다른 장소서 출범 발표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비당권파 의원들은 이날 오전 9시 회의를 열고 비상행동 출범을 알렸다. 당초 바른미래당은 출입기자단에 이날 오전 9시 비상의원총회 일정을 포함한 공식 일정안을 배포했다. 그런데 이후 당 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비상의원총회 대신 비상의원모임을 하겠다고 수정해 배포했다. 비당권파가 당권파의 최고위원회의와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서 모임을 연 것이었다.  

    비상행동 소속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비상행동’을 통해 당의 변화와 혁신,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 그리고 현재 국정운영,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러 원내 상황을 포함해 여러 의원들의 지혜를 모아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상행동’을 전 당원 비상대책기구로 확대하고 바른미래당을 개혁정당으로 환골탈태시킬 것”이라며 “앞으로 회의는 유승민 의원이 직접 주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상행동 소속으로, 그동안 손 대표를 향한 노골적 비판을 서슴지 않던 지상욱 의원은 “바른미래당 창당정신에 맞는 개혁적 중도보수 가치를 다시 찾기 위해 오늘 모임을 시작한다”며 “자신의 정치적 의도와 다르면 (소속 의원들을) 폄훼하고 칼질하는 손 대표는 이제 그만 하라. 국민 앞에 떳떳한 바른미래당이 재출발할 수 있도록 물러나라. 부탁이 아니라 경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상행동 소속 의원은 15명(유승민계 8명‧안철수계 7명)으로,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28명의 과반수다. 대표는 유승민 의원이다. 유 의원은 앞서 지난 28일 ‘젊은의사포럼’ 특강에서 “제가 바른미래당에 와서 이런 실패를 했기 때문에 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깊다”며 “저도 결심해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분당 수순에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손학규 “정치 도리에 어긋나… 양심 없는 행동” 비판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 직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손 대표는 “모임은 할 수 있다”면서도 “당의 최고위가 열리는 시각에 옆에서 한다고 하는 건 정치 도리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론 분열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당의 분열을 이렇게 획책하고 계량하는 건 정치인으로 또 정치지도자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당을 어렵게 만들어 놓고 ‘비상행동’이다 뭐다, 이건 정치적 양심 없는 행동이라고 본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