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명 의원 중 안철수계 포함 15명 참여… 창당 1년8개월 만에 분당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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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창당 후 좀처럼 내홍을 극복하지 못하던 바른미래당이 결국 공식적인 ‘한 지붕 두 가족’이 됐다. ‘분당’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빗겨갔지만, 손학규 체제에 반대하는 비당권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30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이 출범했다. 손 대표는 “당의 분열을 획책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서로를 향한 비난 수준이 극에 달하며 약 1년8개월 만에 분당의 서막이 올랐다는 분석이다.당권파 최고위와 같은 시각 다른 장소서 출범 발표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비당권파 의원들은 이날 오전 9시 회의를 열고 비상행동 출범을 알렸다. 당초 바른미래당은 출입기자단에 이날 오전 9시 비상의원총회 일정을 포함한 공식 일정안을 배포했다. 그런데 이후 당 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비상의원총회 대신 비상의원모임을 하겠다고 수정해 배포했다. 비당권파가 당권파의 최고위원회의와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서 모임을 연 것이었다.비상행동 소속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비상행동’을 통해 당의 변화와 혁신,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 그리고 현재 국정운영,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러 원내 상황을 포함해 여러 의원들의 지혜를 모아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비상행동’을 전 당원 비상대책기구로 확대하고 바른미래당을 개혁정당으로 환골탈태시킬 것”이라며 “앞으로 회의는 유승민 의원이 직접 주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비상행동 소속으로, 그동안 손 대표를 향한 노골적 비판을 서슴지 않던 지상욱 의원은 “바른미래당 창당정신에 맞는 개혁적 중도보수 가치를 다시 찾기 위해 오늘 모임을 시작한다”며 “자신의 정치적 의도와 다르면 (소속 의원들을) 폄훼하고 칼질하는 손 대표는 이제 그만 하라. 국민 앞에 떳떳한 바른미래당이 재출발할 수 있도록 물러나라. 부탁이 아니라 경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비상행동 소속 의원은 15명(유승민계 8명‧안철수계 7명)으로,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28명의 과반수다. 대표는 유승민 의원이다. 유 의원은 앞서 지난 28일 ‘젊은의사포럼’ 특강에서 “제가 바른미래당에 와서 이런 실패를 했기 때문에 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깊다”며 “저도 결심해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분당 수순에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손학규 “정치 도리에 어긋나… 양심 없는 행동” 비판손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 직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손 대표는 “모임은 할 수 있다”면서도 “당의 최고위가 열리는 시각에 옆에서 한다고 하는 건 정치 도리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국론 분열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당의 분열을 이렇게 획책하고 계량하는 건 정치인으로 또 정치지도자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당을 어렵게 만들어 놓고 ‘비상행동’이다 뭐다, 이건 정치적 양심 없는 행동이라고 본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