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및 졸업생 200여 명 집결…검은 우산 들고 행진, 하얀 국화꽃 헌화
  • ▲ 고려대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규탄하는 세 번째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번 집회는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위선과 편법으로 별세하셨기에 삼가 조의를 표한다’며 빈소를 마련해 장례형식으로 진행됐다.ⓒ박성원 기자
    ▲ 고려대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규탄하는 세 번째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번 집회는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위선과 편법으로 별세하셨기에 삼가 조의를 표한다’며 빈소를 마련해 장례형식으로 진행됐다.ⓒ박성원 기자
    "2019년 9월 6일, 고려대학교 민주광장에서 정의의 죽음을 외친다!"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지난 6일 여러 의혹에 직면한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규탄하고 조 후보자의 딸 조모(28) 씨의 입학비리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23일과 30일에 이어 세 번째 집회다.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 약 200명(집회 측 추산)은 이날 오후 7시경 고려대 관악캠퍼스 민주광장에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는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위선과 편법으로 별세했다'는 가정 하에 장례 형식으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학생들은 검은 우산을 들고 집행부를 따라 민주광장을 한 바퀴 돈 뒤 하얀 국화꽃을 빈소에 헌화하며 조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허위사실 기재했다 고대입학 취소하라" "눈치게임 하지말고 규정대로 처리하라" 같은 구호를 외치며 조 후보자와 조씨를 맹렬히 규탄했다.
  • ▲ 고려대 학생들이 세 번째로 주최한 이번 집회에는 약 200명(집회 측 추산)의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모였다.ⓒ박성원 기자
    ▲ 고려대 학생들이 세 번째로 주최한 이번 집회에는 약 200명(집회 측 추산)의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모였다.ⓒ박성원 기자
    1·2차 집회와 달리 '조국' 거론하며 비판

    이번 집회는 지난달 열린 1·2차 집회와는 달리, 조씨의 입학비리 의혹 외에도 조 후보자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과 조 후보의 임명을 강행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집행부는 "조 후보자를 규탄하도록 만든 건 후보자 자신"이라며 "조 후보자로부터 불거지고 있는 많은 의혹들은 우리에게 합리적인 의심을 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조 후보자를 나무랐다.

    이어 "법무부 장관은 법을 집행 수호하는 자리이고, 앞으로 법이 어떻게 나아갈까 하는 방향을 설정하는 자리"라며 "그런 자리에 자신의 불법과 편법에 대해 모른다고 일관하는 자를 임명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을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집행부는 조씨의 입학 비리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이들은 "조 후보자의 딸인 조씨 한 명의 인생에 뒤따르는 의혹들이 너무 많다"며 "단국대, 공주대, 고려대, 서울대, 부산대, 등등 의혹이 불거지는 대학만 몇이냐. 당신이 우리에게 아직 살아있다고 말했던 기회의 평등이,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사실 이미 오래전 숨을 거뒀음을 다시금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양심을 팔아서까지 대학에 오고 싶지 않았다"

    이날 자유발언에선 우리나라의 입시제도를 비판하면서도 조씨의 입학비리를 꼬집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어 조 후보자에 대한 비판도 뒤따랐다.

    고려대 생명과학대 4학년에 재학 중인 A씨는 "나 역시 조씨처럼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하던 학생이었지만 단 한 번도 합격을 위해 스펙을 부풀리거나 허위사실을 기재하지 않았다"며 "양심을 팔아서까지 대학 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학 입시제도를 전반적으로 검토해야한다고 말한다"며 "경험상 입시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명심해야할 것은 이러한 입시제도가 조선시대부터 존재해왔지만 그때도 허위사실 기재는 불법이었다"고 밝혔다.

    09학번 졸업생이라고 밝힌 다른 발언자는 "우리는 정의롭지 못한 시대에 살고 있다"며 "지난 몇 주간 조국과 부인과 그 딸의 파렴치한 행태를 접했다. 그들은 논문 제1저자 등재를 비롯해 고려대, 부산대, KIST 등에서 다양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국과 그 가족의 위선을 눈감고 지나간다면 민족과 자유와 진리를 외칠 자격이 없고 고려대인임을 자랑스러워 할 자격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의 마음속에 촛불을 피웠으면 좋겠다"며 "보수 진보를 떠나 오로지 순수히  정의만을 태우는 촛불을 켜고 불의에 항거하자"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