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계속 저러는 건 나쁘지 않다" 총선 낙관… '510조+알파' 초거대예산 추진
  •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종현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종현 기자
    정부여당이 13일 내년 예산을 ‘510조+∝’ 규모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논의한 것은 ‘액수’보다는 ‘방향의 문제였다. 논의된 액수가 대표성을 갖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확장편성에 대해서는 당정의 공감대가 있었지만, 구체적 액수와 관련해서는 수정의 여지가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가진 '취임 100일 기념 기자와의 만남' 자리에서 “당정에서 협의된 내용 자체로 향후 건설적인 논의가 오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제 자리는 액수의 문제에 한정됐던 자리가 아니다. 어떤 방향으로 내년 예산을 편성할지 방향성을 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민주당과 정부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내년 예산안의 확장편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내년 예산 규모를 최대 530조원까지 늘릴 것을 정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요구대로라면 ‘슈퍼 예산’이라 불렸던 올해 469조원에 비해 12.9%가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확장편성을 감당할 세수 충당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내년에는 기업경영 악화로 전체 세수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법인세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여당이 나라 곳간 사정은 외면한 채 세수 충당 방안도 제대로 내놓지 않고 ‘총선용 돈 뿌리기’를 자행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 원내대표는 “액수의 문제는 지금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는 게 좋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주길 바란다”며 “숫자(액수)는 공신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아 간단한 소회도 밝혔다. 그는 “국회 정상화와 추경 처리가 완료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조금 힘들었다”며 “앞으로 더 높은 산과 파도가 남았다. 어떻게 헤쳐 나갈지 열심히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인영 “내년 총선서 여당이 과반 확보할 것”

    이 원내대표는 특히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 “여당이 과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보수(한국당)가 자꾸 극우의 길로 가면 득점보다 실점할 게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의 유불리로 볼 때 한국당이 계속 저렇게 하는 건 우리한테 나쁘지 않다. 한국정치를 위해서는 슬픈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오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킨다면 총선에서 과반수 이상 획득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9월 정기국회 전략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패스트트랙 시즌2 양상으로 가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선거제 개혁에 대한 개선안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에서 선거제 개혁안에 대한 개선안이 나오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며 한국당을 겨냥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그것(선거제 개혁 논의)에 따라서 정기국회와 예산국회 양상을 봐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8월 말까지가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며 “다음 주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복귀하니까 얘기를 집중적으로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논의 사안들이 세심하게 검토해야 할 게 많지는 않다. (야당의)통 큰 결단과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86세대, 잘못했다 평가 있으면 언제든 자리 내준다”

    또 이인영‧우상호 의원 등으로 대표되는 ‘86세대 역할론’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들었다”며 “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잘못했다는 평가가 있을 때 미련 없이 자리를 후배들에게 내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사명을 다하면서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자리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때가 되면 후배들이 좋은 기회를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광복 제74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잇달아 ‘극일’ 의지를 다졌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일본은 과거 침략에 대한 반성은커녕 경제침략을 통해 우리 경제의 미래를 또 다시 압박하고 있다”며 “진실은 때가 되면 스스로를 드러내며, 그 힘은 갈수록 강해진다. 일본 극우정권의 도발에 대응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은 우리 역사의 표추가 되고 있다. 내일 8월15일 진정한 ‘극일’이 선명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시 일본에 지지 않을 것”이라며 “적절히 대응하되 굽히지 않고 당당히 맞서겠다. 우리 당은 정부와 함께 정책적, 법적, 경제적 뒷받침을 제시해 한일 경제대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도 일본의 경제보복을 비판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번영을 강조하며 “남북교류협력을 통해 상호 이해가 전제돼야 한반도 평화번영이 찾아올 수 있다”며 “이 같은 남북 평화경제는 극일을 앞당기는 발판이 되고 대한민국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