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피해자들의 '2차 피해' 심각해 강경대응… 30여명 고발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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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지환(43·본명 조태규·구속)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 여성 2명이 악플러 30여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 ▲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긴급체포된 배우 강지환(43·본명 조태규)이 1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경기 성남=정상윤 기자
22일 피해자들의 소송대리인인 박지훈 변호사는 "'강지환 사건' 기사에 피해자들을 폄훼하는 악성 댓글을 단 네티즌 30여명을 지난 20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발했다"고 전했다.
박 변호사는 "익명으로 조사에 임하고 있는 피해자들이 직접 고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대리인 신분으로 고발장을 냈다"며 "장기간 반복해서 악성 댓글을 달거나, 1회에 그쳤더라도 심한 수치심을 유발하는 댓글을 단 네티즌들을 고발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9일 오전부터 강지환 자택서 '번개 회식'
지난 9일 오후 강지환이 성폭행 혐의로 긴급체포됐다는 소식을 전한 다수 언론은 사건 당일 소속사 직원·스태프들과 회식을 한 강지환이 피해 여성들과 함께 자택으로 이동해 '2차 술자리'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장소가 특정되지 않은 모처에서 강지환 일행이 회식 자리를 가졌고, 회식이 파한 후 여성 두 명만 강지환을 따라 자택으로 향했다는 얘기였다.이에 따라 늦은 시각 남자 혼자 있는 외딴 집에 겁없이 따라간 피해자들의 처신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게다가 신변의 위협을 느낀 피해자가 경찰에 직접 신고하지 않고, 지인에게 '강지환의 집에 감금돼 있다'는 문자를 보내 대신 신고를 부탁했다는 사건 경위에 대해서도 "상식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이들은 9일 오전부터 강지환의 자택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8일 밤 늦게까지 충남 당진 세트장에서 종편드라마 '조선생존기' 촬영을 마친 강지환은 이튿날 아침 소속사 직원, 그리고 외주 스태프들과 함께 경기도에 위치한 자신의 자택으로 이동했다. 9일은 촬영 일정이 없었기 때문에 소속사 식구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온 것.
피해 여성들, 강지환과 '술 마시기 게임'하면서 '만취'
강지환의 자택에서 열린 '번개 회식'에 참석한 일행은 강지환을 포함해 총 7명이었다. 이날 퇴직을 앞둔 스태프를 위해 송별회까지 연 강지환 일행은 상당히 많은 양의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몸이 좀 안 좋다는 사람을 포함해 나머지 사람들은 다 돌아가고, 여성 2명과 강지환, 이렇게 3명만 집에 남은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택시를 불러주겠다"는 강지환의 말을 듣고 집에 남은 여성 2명은 강지환과 함께 '돌아가면서 질문을 던졌을 때 대답을 못하는 이가 벌칙으로 술을 마시는 게임'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만취한 여성들은 오후 6시경 2층 방으로 내려와 잠이 들었고, 강지환 역시 3층 침실로 들어가 잠을 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 여성 A씨는 오후 9시 41분께 서울에 있는 친구 B씨에게 "탤런트 강지환의 집에서 술을 마셨는데 지금 갇혀있다"는 문자를 (카카오톡으로) 보내며 경찰 신고를 부탁했다. 당시 A씨는 강지환의 소속사 관계자를 비롯한 지인들에게 총 13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박 변호사는 "이날 강지환의 자택에서 피해자들의 휴대전화가 발신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며 "특정 통신사만 발신이 되고, 다른 통신사는 터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112신고나 소속사 측과의 통화에 연거푸 실패한 A씨는 개방형 와이파이를 이용해 서울에 있는 친구에게 위급 상황을 알리는 SNS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밤 강지환을 긴급체포해 구속 수사를 벌인 경찰은 강지환이 혐의 대부분을 시인함에 따라, 준강간 및 강제추행 혐의로 지난 18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기소의견을 담아) 송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