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서 文에게 전달… "김, 한국과 화해협력 추진 용의" 발언도
  •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일본 오사카 웨스틴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일본 오사카 웨스틴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계기 한중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시 주석은 최근 방북 이후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한 소회를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은 지난 20~21일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느낀 소회를 네 가지로 나눠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날 양 정상은 오후 5시 40분부터 6시 17분까지 40분동안 오사카 웨스턴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이 문 대통령에게 밝힌 소회는 구체적으로 △첫째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 △둘째 새로운 전략적 노선에 따른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외부환경이 개선되길 희망한다 △셋째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풀고 싶으며, 인내심을 유지해 조속히 합리적 방안이 모색되길 희망한다 △넷째 한국과 화해협력을 추진할 용의가 있으며 한반도에서의 대화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 등이다. 

    고 대변인은 "정확히 김 위원장의 워딩 그대로 보기엔 과하다. 다만 그 네 가지 의견을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회담이나 여러 자리를 통해 전달했고, 그 내용을 시 주석이 문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이 전한 소회에 대해 "시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 북미 친서 교환 등은 북미대화의 모멘텀을 높였다고 생각한다"며 "북미 간 조속한 대화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후속 협상과 관련해 "양국 간 경제협력에 제도적 기반을 한층 강화하는 기회인 만큼 양국 간 지속적 협력을 기대한다"며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큰 나라인 만큼 다자주의 개방주의 무역체제에 대해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다자무역은 양국의 이익뿐 아니라 세계 이익과 직결되어 있는 것이므로 일시적 타결이 아니라 이러한 원칙 아래 긴밀히 협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충칭의 광복군 총사령부 복원사업을 비롯한 독립사적지 복원을 위해 기울인 중국 정부의 노력에 대해 사의를 표했고, 시 주석은 가능한 앞으로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고 대변인은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중국군 유해송환과 관련해 "화살머리 유해발굴이 진행 중인데 중국군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유품이 발견되고 있다"며 "확인되는 대로 각별한 예우를 다해 송환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 주석은 "사의를 표하며 양 국민의 우호증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가자"고 말했다.

    양 정상은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시 주석은 "현재 중국은 환경보호에 대해 10배의 노력을 기울고 있다"며 "적극 협력해나가겠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한중 양 국민 모두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양 정부가 함께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앞선 경험과 기술이 있는 만큼 미세먼지 해결에 함께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사드 문제 등 양국 간 민감한 사안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文 "미·중 모두 중요, 한 나라 선택하게 되지 않기를"

    고 대변인은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 "(시 주석이) 화웨이를 꼭 집어서 말하진 않았다. 5G 관련해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청취했다"며 "문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은 한국에게 있어 1, 2위 교역국으로 모두 중요하다. 어느 한 나라를 선택해야 하는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원만히 해결해야 했으면 하는 마음을 말했다"고 했다. 

    고 대변인은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시 주석이 해결방안들이 검토되기를 바란다고 했고,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그렇기 때문에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고 대변인은 또 "양 정상은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해 양국 외교 채널을 통해 협의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또한 양 정상은 중국인 FAO(유엔식량농업기구) 사무총장 진출에 대해 축하 인사를 전하며, FAO를 비롯한 유엔 WTO(세계무역기구) 등 다자차원의 협의를 강화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