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악문원서 이 씨와 50분 차담… 박근혜정부 블랙리스트 등 보수 정권 실책에 대해서도 얘기 오고가
  •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8일 오전 경기도 이천 설봉산 자락에 위치한 소설가 이문열의 문학사숙 부악문원을 찾아 이문열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8일 오전 경기도 이천 설봉산 자락에 위치한 소설가 이문열의 문학사숙 부악문원을 찾아 이문열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8일 소설가 이문열씨를 만났다. 이 씨는 2004년 17대 총선 때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황 대표가 이씨를 만난 것에 대해, 보수 정당의 대표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도 이천에 있는 이씨의 문학사숙 부악문원에서 50분가량 비공개 차담을 했다. 이날 대화 주제는 '진정한 보수란 무엇인가' 였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황 대표에게 지난 보수 정권의 실책을 따금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씨를 만나 "저도 중학교 때는 문학 소년이었다"라며 "옛날에 학생들 잡지 중 '학원'이라는 잡지에 응모해 우수상을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씨는 "저는 그때 작가가 아니라서 그런 것을 해보지 않았다"면서 "제 또래에는 (그런 사례가) 많이 있었다"라고 답했다. 

    이씨는 직접 끓여온 용정차를 들고 황 대표와 비공개 차담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서 이씨는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쓴소리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그 자체가 잘못이지만 문재인을 지지했다고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그런 것이 어디 있느냐"고 얘기한 것으로 연합뉴스가 전했다.  

    그는 "기울어진 운동장, 지나치게 기울어진 문화진지를 바로잡는 노력을 그간 했지만, 서툴러서 오히려 역효과가 나 자기들만 손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또 "황 대표도 당사자였으니 시행착오 같은 느낌이 드셨을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또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현충원에 안장된 사실을 언급하며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전했다고 한다. 

    황 대표는 이씨의 말에 대해 별다른 대답 없이 듣고 있었다고 이씨가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이런 대화가 낯설었던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차담 직후 취재진과 만나 "진정한 보수란 무엇인가에 대해 간단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지난 10년 보수정치에 있어서 아쉬웠던 점을 말씀하셨고 다 귀한 말씀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국정을 책임진 자리에서 부족한 부분들이 있었다. 그 부족한 점들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좀 그렇지만 '부족한 부분들이 있어서 아쉬웠다' 그런 말씀이 있었고 서로 궁금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했다. 

    황 대표와 이씨의 만남은 이씨의 오랜 친구인 박명재 의원의 주선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