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조심' 황교안이 당부한 그날, 취재진에 막말… 한선교 "보기 나빠서" 엉뚱 해명
  • ▲ 자유한국당 한선교 사무총장(4선)이 3일 황교안 대표 백브리핑을 기다리는 기자들에게
    ▲ 자유한국당 한선교 사무총장(4선)이 3일 황교안 대표 백브리핑을 기다리는 기자들에게 "걸레질을 하는구만"이라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정상윤 기자
    "아주 걸레질을 하는구만."

    한선교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3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회의장 복도 바닥에 앉아 황교안 대표의 브리핑을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이로 인해 한 사무총장은 또 '막말'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국당 아침 최고위원회의가 열리는 국회 본관 228호 앞은 늘 전쟁터다. 비공개 회의 직후 황 대표에게 현안 관련 질문을 하고자 기다리는 기자들로 문전성시다. 228호 근처에 몇 개의 벤치가 놓여 있지만, 마이크 없이 진행되는 백 브리핑 내용을 적으려면 차갑더라도 맨바닥에 앉는 수밖에 없다. 정치인들 발 언저리에 기자들이 ‘빙’ 둘러앉은 장면이 종종 뉴스 화면에 잡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자들은 이날도 황 대표를 기다리며 차가운 바닥에 앉았다. 석재 타일 위로는 여름에도 한기가 올라온다. 228호 문이 열리자 10여 분쯤 바닥에 앉아 있던 기자들이 황 대표 주위로 몰려들었다. 일어나 자리를 움직이는 순간 브리핑이 시작되기 때문에, 기자들은 엉덩이를 밀어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발언을 놓치지 않고 노트북에 옮기기 위한 기자들의 필사적 몸부림이다. 

    한 총장의 ‘걸레’ 발언은 그런 상황에서 터져 나왔다. 

    "아주 걸레질을 하는구만. 걸레질을...." 

    황 대표는 더구나 이날 ‘한국당의 상습적 막말논란’에 대한 견해를 밝히려는 참이었다. 기자들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 ‘한국당의 상습적 막말논란’에 대해 황 대표에게 물었다. 황 대표는 난감한 듯 "앞으로 사실을 말하는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고 국민 심려 끼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애쓰겠다"고 토로했다. 황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특별히 언행에 신중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총장의 발언으로, 황 대표의 각별한 부탁은 있으나마나한 것이 됐다.

    사무총장은 당 지도부의 핵심이다. 더욱이 4선의 한 의원은 지상파 아침방송을 10여 년간 진행하기도 했다. 그의 경력과 제1야당에서의 중책은 도를 넘은 막말로 희화화된다.  

    한 사무총장은 지난달 7일에도 당무가 자신에게 보고되지 않고 추진됐다는 이유로 사무처 직원들에게 'X 같은 XX야’ '꺼져'라고 했다. 막말을 넘어선 폭언과 욕설로 이미 ‘사퇴’ 요구까지 받은 바 있다. 논란이 있은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기자들을 향해 ‘걸레’ 발언을 던진 것이다. 한 총장은 “기자들이 바닥에 앉는 것을 싫어한다. 엉덩이로 자리를 밀고 가니까 보기 좋지 않아서 그런 말이 나왔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대표의 ‘막말 진화’ 순간에 나온, 당 사무총장의 막말은 해명으로 해소될 정도를 넘었다는 게 당 안팎의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