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애' 소주 포스터 찍어… '정계복귀설' 나오며 보해양조 주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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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해양조 홈페이지
주류업체 보해양조의 주가가 21일 1650원으로 마감했다. 이틀 전에 비해 8.41% 급등한 수치다. 보해양조 주가는 최근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보해양조의 상승세와 관련,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함께 언급된다. 보해양조와 유 이사장의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정계복귀설'에 휘말린 유 이사장은 최근 보해양조의 신제품 광고 포스터를 찍었다. 보건당국이 주류광고 제한을 강화하는 가운데 유 이사장이 술광고를 찍은 것은 정치인의 행보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먼저 제기됐다.더 큰 문제는 유 이사장이 보해양조의 사외이사란 점이다. 유 이사장은 보해양조의 신제품 소주 '천년애' 출시 포스터에 직접 출연했을 뿐 아니라, 제품 후면에 들어가는 자필서명도 제공했다. 또 이 제품을 지인들에게 적극 홍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로 연예인이 등장하는 술광고에 정치인이 자신의 인지도를 이용해 출연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유 이사장이 국민의 건강증진을 책임지는 보건복지부장관 출신이라는 점 또한 적절성에 의문을 낳았다.보건당국은 최근 주류광고에서 술 마시는 장면을 전면금지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는 등 규제 강화에 나섰다. TV와 라디오 방송에 한해 금하던 광고노래 금지조항도 모든 매체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2020년 시행을 목표로 한다. 음주운전자의 교통사고로 숨진 고 윤창호 씨 사건 여파로 국회에서 관련 처벌법이 통과된 상황을 반영한 조치다."음주장면 규제하는데... 유시민, 연예인인 줄 아나"야권 관계자는 21일 유 이사장의 소주광고 출연에 대해 "설마 본인이 잘나가는 연예인인 줄 착각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거액의 광고료를 받아서인지 도통 이해하기 어렵다"며 "각종 음주 관련 법을 개정하며 여러 캠페인을 통해 범죄율을 낮춰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술을 장려하며 광고까지 찍는 모습을 보니 기가 막힐 뿐"이라고 비판했다.주류광고 규제는 해외 주요 국가들에서도 엄격히 적용한다. 미국 뉴욕은 공공건물이나 시설 등에 술광고를 못하게 법으로 규정했으며, 프랑스는 TV에서의 모든 주류광고를 금지했다. 노르웨이는 2.5% 이상 주류광고를 전면 금지하고, 스웨덴에서는 TV·라디오 주류광고 전면 금지와 함께 SNS에서 주류광고를 공유하는 것도 막아놓았다.유 이사장은 애주가로 정평이 났다. 다음달 3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마포 인근의 대폿집에서 만나 '알릴레오-홍카콜라 낮술 토크' 합동방송을 하기로 할 정도로 그의 '술사랑'은 유명하다. 애주가인 유 이사장 역시 술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는 2006년 복지부장관 시절 대학생들에게 "여러분이 혹시라도 술 때문에 대학생활을 망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며 "술이 술로 끝나지 않고 말다툼과 손찌검, 성추행, 성폭행 등 아무도 원치 않았을 나쁜 사건으로 비화한다"고 편지를 보낸 바 있다.유시민 '몸집 키우기' 효과에 보해양조 '함박웃음'유 이사장이 사외이사로 있어 테마주로 분류된 보해양조 주식은 유 이사장의 '몸집 키우기' 행보 효과에 힘입어 최근 입이 귀에 걸린 모양새다. 최근의 주가 급등뿐 아니다. 보해양조는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흑자전환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잇따른 영업손실 기록 등 경영난에 빠져 대규모 조직 통폐합과 권고사직을 단행한 지난해 12월 이후 ‘호재’를 맞은 것이다.유 이사장은 지난 18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으로부터 정계복귀 요청을 받았다. 유 이사장은 "하고 싶은 건 뜻대로 안 되지만, 안 하고 싶은 건 뜻대로 된다"며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원래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도 말해 타의에 의한 정계복귀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또 지난 12일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광주에 오려는 건 얻어맞으려고 하는 것"이라며 "황 대표가 나타날 땐 즉시 뒤로 돌아서자. 이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야권 대선주자 1위와 동일한 체급임을 과시했다.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유시민 테마주'에 대해 "그거 다 사기다. 그분들 전화번호도 모른다"며 "제가 선거에 나갈 것도 아닌데, 자기들끼리 돈 갖고 장난치는 거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보해양조에 대해선 "그 회사 대주주가 괜찮은 일을 하려고 해 도움이 될까 싶어 사외이사를 맡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