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도전' 질문 받고 사실상 긍정 반응… '총선 출마설'도 부정 안해
  • ▲ 이낙연 국무총리. ⓒ뉴데일리DB
    ▲ 이낙연 국무총리. ⓒ뉴데일리DB
    총선 역할론과 대권 도전설에 대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이중적 태도가 감지된다. “생각 없다”면서도 “정부·여당의 일원으로서 시키면 따를 것”이라는 식으로 발언했다. 자가당착(自家撞着)이란 비판이다. 정치권에서는 총선·대권행에 대한 사실상의 의지 표명으로 받아들인다.  

    이 총리는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토론회에서 총선 역할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요구할 생각도, 기획할 생각도 없다. 다만 저도 정부·여당에 속해 있는 한 사람이니 심부름을 시키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8일(현지시각) 에콰도르 순방 때 “총선에서 합당한 일을 하겠다”고 발언한 후 자신을 둘러싼 총선 역할론 및 대권 도전설에 불이 붙자 한 발 물러선 모습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지역구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직접 출마 가능성은 어떠냐’는 질문에 “지난번 ‘총선 역할’ 언급은 외국 순방 중 동행 기자들이 물어 ‘물에 물 탄 듯’ 한 이야기”라면서도 “정부·여당에 속한 일원이니, 시키면 합당한 일을 하겠다고 말한 것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선주자 거론과 관련 “마음의 준비 단단하지 않다”

    또 여론조사에서 범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선 “저로서는 조금 부담스럽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금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 마음의 준비도 그렇게 단단히 돼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이 총리의 발언이 총선‧대선행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총리가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는 모습이 그 방증이다. 오히려 이 총리가 조심스럽게 총선‧대권설의 불을 지피며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많다.    

    실제로 이 총리는 자신의 대망론에 대해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 “마음의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등 두루뭉술한 대답으로 일관했다. 최근 SNS를 통한 소신발언을 이어가며 ‘자기정치’를 시작한 것도 퇴임 후 행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 내각수반으로서 이 총리의 행보가 다소 경솔하다는 일각의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가 이제 막 집권 3년차로 접어든 시점에서 국무총리가 ‘대망론’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것 자체가 정권의 조기 레임덕을 자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다음날 “(이 총리가) 진지하게 하신 말씀이 아닐 것”이라고 거든 것도 지지층 내 반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말 생각이 없다면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겠나. 부인하지도, 긍정하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지지층을 쌓고 여권 내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 총리가 총선에 나온다는 거야 기정사실이지만 현 총리를 맡고 있는 본인이 직접 역할론을 긍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아무리 여권 대선주자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벌써부터 욕심을 부리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