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대화방 곳곳에 '성접대 논의' 흔적
  • ▲ 가수 정준영과 승리가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준영과 승리는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으로 촬영해 유포한 혐의와 해외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한 의혹을 각각 받고 있다. ⓒ박성원 기자
    ▲ 가수 정준영과 승리가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준영과 승리는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으로 촬영해 유포한 혐의와 해외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한 의혹을 각각 받고 있다. ⓒ박성원 기자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의 사업파트너였던 유인석(34·유리홀딩스 전 대표) 씨가 최근 경찰 소환 조사에서 "일본인 사업가 일행을 위해 성매매 여성을 부르고 화대를 지급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25일 언론(조선일보)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성접대 의혹의 발단이 됐던 일명 '정준영 단톡방'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SBS 8시뉴스> 등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15년 11월 27일 승리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일본 A회장님이 오시니까 각별히 잘 준비하도록 해"라는 명령조의 메시지를 띄웠다. 그는 "A회장님 손님들도 오시니 파티를 따로 준비해 드려야겠다"며 "받은 것에 대해 100배로 돌려드리자"고 각오를 다졌다.

    이에 유씨는 "이번 목표는 일본 분들이 바로 다음 주에 '(한국에) 다시 가면 안 되느냐'고 문자를 보내는 걸로 해보자" "우리가 아는 여자는 그날 다 불러 보자" "클럽에 여자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라는 글을 올리며 맞장구쳤다.

    유씨의 말에 사업가 박모 씨는 "오케이, 다들 알겠습니다"라고 답하며 마치 이들의 직원처럼 지시한 내용을 따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일본인 사업가, 5성급 유명 호텔서 성접대 받아

    당시 이들이 언급한 A회장님은 일본의 톱스타와 결혼해 화제를 모았던 일본 건설사업가 A씨였다. A씨는 승리의 말대로 2015년 12월 24일 아내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서울의 5성급 유명 호텔에 묵었던 A씨 일행은 2박 3일 동안 유씨로부터 극진한 '접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5일 "일본인 사업가가 방한했을 때 승리 측에서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조사해 성매매 여성과 성매매를 알선한 여성 등 17명을 입건했다"고 밝혀 '유씨가 성접대 사실을 시인했다'는 <조선일보> 보도가 사실과 다르지 않음을 밝혔다.

    '단톡방'을 살펴보면 A씨에 대한 '접대'가 끝난 후 유씨가 멤버들에게 수고했다며 "선물을 하나 보내겠다"는 대목이 나온다. 경찰은 이 '선물'이 '성매매 여성'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어떤 멤버는 '선물을 보내주겠다'는 유씨의 말에 "일본인 접대하고 남은 여성들이냐"며 이들이 A씨에 대한 '접대'를 위해 불렀던 여성이냐고 되묻는 모습이 나온다. 이에 클럽 '버닝썬' 전 직원으로 알려진 김모 씨가 "일본인들이랑 6명 나가고 많이 남았지"란 말로 이들이 성매매에 동원됐던 여성들임을 암시했다.
  • ▲ 가수 정준영과 승리가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준영과 승리는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으로 촬영해 유포한 혐의와 해외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한 의혹을 각각 받고 있다. ⓒ박성원 기자
    정준영 "여자들 8시까지 오라고 하면 되지?"

    A씨에 대한 접대 논의는 다른 단톡방에서도 이뤄졌다. 승리는 2015년 12월 어느날 정준영(30·구속)·최종훈(29) 등 주로 친한 연예인들이 포함된 단톡방에 "일본인 사업가 A회장이 한국에 온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에 가장 먼저 반응한 사람은 '방장' 정준영이었다. 그는 "XXX(강남 클럽) 가야 될 것 같다 승리야"라고 말하며 접대 장소를 제안했고 승리는 A회장의 입국 당일 8시부터 새벽 4시까지 방을 잡아 두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정준영은 "오케이, 여자들 8시까지 오라고 하면 되지?"라고 물으며 약속 시간을 확정지었다.

    이때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이 등장한다. 그는 "난데없이 승리야, OOO(여배우 B씨) 뉴욕이란다"라는 말로 B씨의 현재 위치를 설명했다. 이에 승리는 "누나 또 뉴욕 갔어?"라고 아쉬움을 표했고, 최종훈은 "여튼 배우 X들은 쉬는 날은 다 해외야"라는 말로 B씨를 힐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A회장을 위해 B씨를 부르려 했는데 한국에 없어 아쉽다는 내용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대화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후 여배우 B씨의 정체를 두고 각양각색의 루머가 나도는 후폭풍이 일기도 했다.

    승리 "응 여자는? 잘 주는 애들로…"

    이외에도 승리는 2015년 12월 6일 오후 11시 38분쯤 유씨 등이 포함된 단톡방에 외국인투자자 일행을 언급하며 "클럽 아레나에 메인 자리를 마련하고 여자애들을 부르라"는 글을 올린 의혹도 받고 있다.

    SBS funE가 공개한 이 단톡방 대화에서 승리는 "투자자(C씨)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고. 아레나 메인 3, 4 잡고. 대만에서 손님이 온 모양이야. XX이 불러서 도와주고"라며 구체적으로 지시를 내리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버닝썬 전 직원인 김모 씨는 "지금 여자 부를 애가 누가 있지. 일단 자리는 다 픽스해 놨어. C씨 혼자 여자라네"라는 말로 외국인투자자가 여성임을 밝혔다.

    또 승리는 "응 여자는? 잘 주는 애들로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유씨는 "내가 지금 창녀들을 준비하고 있으니까. 창녀들 두 명 오면 OO이가 안내하고 호텔방까지 잘 갈 수 있게 처리해. 두 명이면 되지?"라고 말해 사실상 성접대를 준비 중임을 암시했다.

    그러나 승리는 이후 <조선일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3년 전 어떤 카톡을 보냈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내가 왜 '잘 주는 애들로'라고 보낸 건지 솔직히 믿겨지지도 않고 진짜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말하며 "당시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키미'라는 싱가포르 여성으로 '우리가 키미한테 도움 많이 받았으니 잘 좀 챙겨주자'는 의미였지, 성접대를 논의했던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사진 제공 = SBS '8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