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북미회담 직후 새로운 남북관계 설정"… 황교안 "미북회담서 북핵 정상화 해야"
  • ▲ 28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당대표가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이종현 기자
    ▲ 28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당대표가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이종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공식 일정 첫날부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북한문제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황 대표는 28일 국회 사무실로 이 대표를 예방했다. 국무총리 출신인 두 사람이 여당과 야당 대표로 만나는 자리였다. 

    두 대표는 서로 '잘 부탁한다'며 훈훈한 덕담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대화 주제가 남북관계로 옮겨가면서 표정과 말투가 달라졌다. 

    이 대표가 먼저 "북미회담이 열리고 있다. 결과에 따라서 남북이 새로운 관계를 성립할 수 있으니 그 점에 대해 대화를 많이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황 대표는 "미북회담에서 북핵 정상화를 위한 로드맵을 잘 마련하고, 북한이 말뿐만 아니라 (북핵 폐기를)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북한문제 둘러싼 與野 대표 기싸움 

    미묘한 기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북한과 우호적 관계를 중시하는 이 대표는 북한을 앞세운 '북미회담'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반면 적국 북한보다 동맹국인 미국과 우호관계를 중시하는 황 대표는 '미북회담'으로 표현했다. 두 대표가 사용한 용어에서부터 북한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관점과 정책방향이 드러난 셈이다. 

    이 대표는 "남북 간에 잘 풀어야 한반도 평화가 오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된다"며 "황 대표가 잘 살펴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황 대표는 남북관계 정상화는 북한이 진정성 있고 구체적인 핵폐기 공약을 이행할 때 가능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이어 "안보 걱정이 없는 미래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북한이 진정성 있는 합의나 합의 이행을 하지 않아 걱정된다"며 "(회담) 결과를 보고 잘 판단해서 나라가 안전하도록 북한의 비핵화가 구체화되는 방향으로 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