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시진핑·푸틴'에 파푸아뉴기니 정상까지 "우리 정부 노력 지지에 감사"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파푸아뉴기니에 도착한 모습.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파푸아뉴기니에 도착한 모습.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ASEAN(아세안 정상회의)·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와 파푸아뉴기니를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5박6일간 차례로 방문한 가운데,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각국 정상 및 고위급 인사를 만나 언급한 '한반도 평화' 발언이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어떤 정상을 만나든지 "한반도 평화에 노력을 기여했다"고 무차별적 칭찬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싱가포르 내 샹그릴라 호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푸틴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 노력에 보내준 적극적인 지지와 관심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언급한 '한반도 평화' 발언을 다른 정상 및 고위급 인사들에게도 서슴없이 건넨 점이다.

    러시아→ 호주→ 파뉴→ 중국 정상 차례로 만나 "한반도 평화 노력 지지에 감사"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피터 오닐 파푸아뉴기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와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같은날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오닐 총리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 노력에 대해 지속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같은날 진행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 노력에 보내준 지지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히 시진핑 주석에게 "그간 한반도 정세 진전을 위해서 시진핑 주석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면담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겸 대변인은 당시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한미간 확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野 "美도 中도 한반도 입장 다른데… 文대통령 발언은 영혼이 없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18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싱가포르 및 파푸아뉴기니 순방에서 각국 정상들과 만나 언급한 '한반도 평화' 발언은 영혼이 없는 것 같다"며 "중국과 미국, 호주, 파푸아뉴기니 등 다양한 국가 정상들과 만나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노력을 지지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는데, 큰 틀에서 유럽이 바라보는 한반도 입장이 다르고, 미국과 중국 등이 바라보는 한반도 입장이 다른 상황 아닌가"라고 운을 뗐다.

    이 관계자는 "그뿐인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우리나라와 북한의 입장도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며 "(그리고) 콕 찝어 말은 안하겠지만 어떤 국가는 우리 정부의 한반도 행보에서 어떤 부분을 지지했는지 이해가 안가는 나라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만나, 푸틴을 만나, 호주 총리를 만나 언급한 '한반도 평화' 발언은 영혼이 없는 발언"이라고 설명을 더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APEC 정상회의 참석을 끝으로 5박6일간 싱가포르-파푸아뉴기니 순방을 마무리한다. 그리고 이날 밤 서울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