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택시기사들, 카카오의 새 교통 서비스에 반발해 광화문서 대규모 시위
  • ▲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택시 단체로 구성된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가 1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이기륭
    ▲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택시 단체로 구성된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가 1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이기륭
    카카오의 교통서비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출시한 카풀 어플리케이션(카풀앱) 시행을 반대하는 택시기사들의 대규모 시위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카풀(carpool)'은 목적지가 같거나 방향이 비슷한 운전자들이 동승하는 것을 뜻한다. 기사들은 이러한 카풀앱이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카풀앱 근절 투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택시 단체로 구성된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1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카카오 모빌리티가 카풀서비스를 본격 추진하며 택시생존권을 짓밟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30만 택시종사자와 100만 택시가족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카풀앱 추진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집회 시각인 오후 2시 전부터 광화문 일대에는 전국 택시기사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지방 택시기사들이 탑승한 전세버스가 잇따라 광화문 인근에 정차하면서 장관을 연출했다. 광화문 북측 광장은 금세 발 디딜 틈 없이 기사들로 가득찼다. 이날 광화문에는 택시기사 6만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3만명)이 모였다.

    단상에 오른 박복규 전국택시연합회장은 "법망을 피해 자가용 승용차도 택시처럼 영업하게 하고 IT 대기업이 중간 이익을 챙기는 것이 어떻게 4차산업인가"라며 "택시 근로자들은 하루에 10시간을 일하지 않고는 생계 유지도 어렵다. 차라리 벼룩의 간을 빼 먹으라"고 소리쳤다.

    택시기사들은 광화문 본 집회를 마치고 효자치안센터를 거쳐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했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즉각 카풀앱 근절대책 및 택시산업발전과 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하라"며 "택시업계는 작금의 불합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주장했다.

    앞서 15일 카카오 모빌리티는 카풀앱 '카카오T 카풀 크루'를 출시했다. 택시업계의 반발에도 이튿날 카카오 모빌리티가 카풀 운전자를 사전 모집한다는 공고를 내면서 분노가 극에 달한 택시업계가 '운행 중단' 카드를 꺼내며 갈등이 불거졌다.

    카카오 모빌리티 측은 택시업계와의 지속적 협의를 통해 상생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택시업계가 카풀앱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만큼 갈등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