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학위·차남특혜 의혹' 이개호 청문회 통과… 18개 부처 중 7곳이 전현직 국회의원
  • ▲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9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 이 후보는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 재선 국회의원으로, '금배지 청문회 프리패스'가 또 다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개호 의원을 포함해 문재인 정부 내 현역 국회의원 출신 장관은 6명이다. 김부겸(행정안전부)·도종환(문체부)·김영주(고용부)·김현미(국토부)·김영춘(해수부)·이개호(농림부) 장관 등이다. 18개 부처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한다. 홍종학 전 의원(중소벤처부)까지 합하면 전현직 국회의원 출신 장관은 7명으로 늘어난다.

    후보자에게 "장관님" 엉뚱하게 부르기도

    이 의원은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석사 학위 취득 과정과 차남의 채용 특혜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현직 의원이라는 이유로 검증의 칼날은 청문회장을 거쳐간 다른 후보들보다 무뎠다. 이 의원의 논문 표절 의혹은 문재인 정부의 5대 인사 원칙 중 하나에 해당됐음에도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심지어 일부 의원은 후보자를 "장관님"이라고 잘못 불러 시정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인사청문회는 7시간 반 만에 끝났고, 곧바로 이어진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청문 경과 보고서가 채택됐다.

    국정 초반 인사 검증 시스템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문재인 정부가 의원 출신 장관을 내세운 것 역시, 이런 현역 프리패스 효과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인사 검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앙정부 장관과 지방정부 자치단체장을 현역 의원 출신으로 돌려막기 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과는 본지 통화에서 "청와대도 외부 인사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본다. 청와대도 후보자의 기본적인 신원 조회를 하겠지만, 가장 안전한 사람은 선거 등을 거치며 국민에게 검증 받은 국회의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직 국회의원이 인사 청문회를 거쳐서 낙마한 사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현역 의원 출신으로 돌려막기"

    하지만, 관련 분야 전문가나 한 분야에서 수십 년 간 경력을 쌓아온 관료 출신이 줄어들면서 전문성이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김현미 장관(국토부)과 홍종학 장관(중소벤처부)은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나아가 입법부 인사가 행정부 인사로 들어가는 관행은 민주주의 핵심인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치권 관계자는 "불체포 특권과 금배지 청문회 프리패스 등 국회의 이심전심(心)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며 "제 식구일수록 철저하고 객관적인 검증이 요구된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