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본선 진출이 확정된 김진표, 송영길, 이해찬(왼쪽부터) 후보가 26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에서 당권주자들이 차기 대권 주자를 염두해 '포스트 문재인'(문 대통령 이후 권력) 마케팅을 보일 모양새다. 후보들의 이 같은 전략이 어떤 효과를 발휘하느냐에 따라, 이번 당권의 결과도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여권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김진표-이해찬-송영길 의원은 가지각색으로 미래권력과의 호흡을 당원들에게 피력하고 있다. 여권 잠룡들의 '전초전'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배경이다.
'김진표-박원순' vs '이해찬-김경수' vs '송영길 독무대'로 판세 형성
김진표 의원은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의 '탈당' 결단을 거론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당내 수도권 맹주이자 미래권력을 '박원순 서울시장'으로 점친 의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박 시장과 김 후보가 깊숙이 연대를 했다는 말은 나오지 않지만, 평소 두 사람 사이는 원만한 것으로 전해진다. 각종 의혹으로 구설에 오른 이재명 지사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리 없이 3선에 성공한 박 시장이 같은 비문이라도 차기 대선에서 범친문 표심을 더 끌어모을 수 있다는 판단이 김 후보에게 깔렸다는 해석이다.
김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지금 우리 당의 지지율은 지방선거 이후에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데 그 중요한 원인이 물론 경제가 어렵다는 데에 기인하는 것이 크겠지만, 그러나 한편으로 또 이재명 지사 문제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해찬 의원은 지난 28일 '봉하마을 방문 및 김경수 경남도지사 접촉' 행보를 보였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김경수 지사와 오찬을 함께 하며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이 의원은 "경남 경제 많이 힘들지 않느냐, 자동차·조선이 힘드니 복안이 좀 있느냐"는 자신의 물음에 김 지사가 "스마트 공장 구축을 통한 혁신을 생각하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 "벌써 도정을 깊숙이 파악하고 구상을 실천에 옮기고 있네요, 믿음직한 경남도지사"라고 치켜세웠다. 이 같은 칭찬은 당내 미래권력을 김경수 지사로 점찍어 뒀다는 것으로 풀이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송영길 의원은 '포스트 문재인'으로 다른 사람 대신 본인이 나설 수 있는 정도의 '파워'를 가지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유일한 호남 출신 후보인 점, 인천광역시장 이력으로 행정 경험이 있다는 것도 송 의원의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50대의 나이로서 '세대교체 및 젊은 기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본인이 미래권력으로 부각시킨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다.
송 의원은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했던 대표적인 486세대 인물 중 하나로,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등 운동권 출신의 세력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컷오프에서 탈락한 이인영 의원과, 같은 운동권인 우상호 의원의 지지를 등에 업고, 김두관·최재성 의원과도 지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해찬-김진표 싸움에 '어부지리' 노리는 송영길
한편 송 의원은 이재명 지사 문제에 대해 원칙대로 하면 된다는 입장으로 중립을 지키면서도, 이-김 후보를 향한 비판을 동시에 날리며 반사 이득을 꾀하고 있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어떤 조직이든 때가 되면 죽은 세포는 물러나고 새로운 세포가 생성이 되면서 조직이 계속 순환이 돼야 건강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하며 양 후보를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스캔들을 두고 공방을 벌이며 이해찬-김진표 후보가 서로를 향한 견제를 지속하면, 친문-친노 간 분화되는 양상을 띠다가 역으로 송 의원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파전으로 경쟁을 시작한 후보들은 다음 달 3일 제주를 기점으로 전국을 돌며 합동연설회를 가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