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 6월호 "박근혜 정부 국정원 '김정은 암살 혁명조직' 지원"
  • ▲ 2014년 10월 몇 달 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김정은이 지팡이를 짚고 나타났다. 이를 두고 발목 수술 등의 설이 나왔다. ⓒ北전문매체 데일리NK 관련보도 화면캡처.
    ▲ 2014년 10월 몇 달 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김정은이 지팡이를 짚고 나타났다. 이를 두고 발목 수술 등의 설이 나왔다. ⓒ北전문매체 데일리NK 관련보도 화면캡처.
    2017년 6월 26일 日아사히 신문은 “박근혜 정부가 2015년 말부터 국정원 주도로 북한 정권교체나 김정은 암살 공작을 추진했다”고 보도했다. 이틀 뒤 북한은 선전매체를 동원해 박근혜 前대통령과 이병호 前국가정보원장을 “극형에 처한다”며 맹비난했다. 같은 날 국가정보원과 통일부는 “日아사히 신문의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두 달 전 日도쿄 신문은 “2016년 5월 北노동당 대회 당시 김정은이 탄 열차를 폭파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지역 보위부에 적발돼 미수에 그쳤다”는 보도를 내놓은 적이 있다. 이처럼 김정은 암살 시도에 대한 보도는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도는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단발적인 시도가 있었다는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월간조선’이 내놓은 보도는 차원이 달라 눈길을 끌고 있다. 박근혜 前대통령 시절 김정은을 암살하고 혁명을 일으키려는 조직이 북한 내부에 있어 국가정보원이 이들을 지원했다는 내용이다.

    ‘월간조선’은 6월호에서 한 대북 소식통의 이야기를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2014년 중반부터 2016년 초까지 ‘북한판 10.26’, 즉 김정은 암살과 이를 통한 정권 교체를 노리는 ‘혁명조직’이 있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지금 대한민국 국민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북한 내 자유민주주의 세력 존폐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라며 북한 내 ‘혁명조직’에 대해 털어놓았다고 한다. 그리고 적당한 시기가 되면 자신이 2년 동안 ‘혁명조직’ 측과 주고받은 내용을 ‘월간조선’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소식통이 연락을 주고받은 북측 인사는 엘리트 계층이라고 한다. 그러나 ‘혁명조직’의 수뇌는 그보다 더욱 높은, 김정일의 최측근 인사라고 한다. 김정일에게 495.8m²(150평) 짜리 아파트를 선물 받은 적도 있다고. ‘혁명조직’ 수뇌 외에 다른 멤버들 또한 북한 국가안전보위성을 비롯해 각계각층의 핵심 부서에서 근무 중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자신과 접촉한 ‘혁명조직’ 관계자가 “김일성 대학을 아주 우습게 봤다”고 전했다고 한다.

    ‘혁명조직’은 당초 스위스에 유학을 다녀온 김정은이 개혁 개방을 실천하는 지도자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도발, 측근 처형 등의 행태를 보면서 ‘레짐 체인지’밖에는 답이 없다는 공감대를 갖고 조직을 세웠다고 한다.
  • ▲ 2017년 6월 북한은 선전매체를 동원해
    ▲ 2017년 6월 북한은 선전매체를 동원해 "우리의 최고존엄을 암살하려 한 박근혜와 이병호에게 사형을 선고한다"며 한국 측에 이들의 신병인도를 요구한 바 있다. ⓒ당시 SBS 관련보도 화면캡쳐-北선전매체
    ‘월간조선’은 “소식통에 따르면, 2018년 2월 영국으로 망명한 50대 후반의 북한군 대좌 강 모 씨도 혁명 조직과 관계가 있다”고 추측했다고 한다. 최근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김일성의 모친 강반석의 일가인 강 모 보위성 대좌가 탈북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강 대좌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인력 육성에 필요한 중국과 러시아 과학자들을 북한과 연결시키고, 중국·러시아에서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검토하하는 ‘반탐국’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월 25일 北보위성의 중국 공작 거점인 ‘중푸국제호텔(舊칠보산 호텔)’ 이후 행적이 묘연하다.

    ‘월간조선’은 “취재 결과 당시 국정원도 북한 내부에 혁명조직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이들이 구체적인 김정은 암살 계획을 세우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당시 국정원 대북 파트 핵심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만 당하지 않았어도 통일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월간조선’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은 2015년 12월 남북회담이 결렬된 뒤 대결 국면이 심해지자 북한 내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는 혁명조직을 지원했다고 한다. 그러나 박근혜 前대통령이 탄핵 당한 뒤로는 北혁명조직에 대한 지원이 끊기고 계획이 무산됐다고 한다.

    여기에 대해 국정원은 공식적으로는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핵심 인사는 “한가지 확실한 것은 당시 국정원장은 무조건 2년 안에 통일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월간조선’은 “김정은 암살을 계획한 혁명조직 관계자, 북측이 ‘김성일’이라고 밝힌 사람의 생사는 알수 없다”면서 김정은의 상태로 볼 때 살아 있을 확률은 희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간조선’은 이와 함께 北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2017년 6월 7일부터 30일까지 7번에 걸쳐 연재한 ‘천인공노할 특대형 국가테러범죄의 진상’이라는 글도 소개했다. 해당 글은 당시 한국 언론에 보도된 직후 삭제됐다. ‘월간조선’ 측은 해커의 도움을 받아 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당시 北‘우리민족끼리’의 글에 따르면, 2015년 4월 국정원의 한 팀장이 김성일 씨에게 “北최고 수뇌부를 제거할 때 폭탄과 같은 방법 말고 아주 은밀한 방법을 생각해 보라”면서 방사능 물질 이용, 나노 입자를 사용한 독성 물질 이용 등을 권했다고 한다.
  • ▲ 2014년 11월 북한의 해킹을 불러왔던 美소니 픽쳐스의 영화 '인터뷰'의 한 장면. 이 영화는 美CIA의 김정은 암살 계획을 그린 코믹영화다. ⓒ영화 '인터뷰' 예고편 캡쳐.
    ▲ 2014년 11월 북한의 해킹을 불러왔던 美소니 픽쳐스의 영화 '인터뷰'의 한 장면. 이 영화는 美CIA의 김정은 암살 계획을 그린 코믹영화다. ⓒ영화 '인터뷰' 예고편 캡쳐.
    2015년 9월 국정원 한 팀장은 김성일이 평양에 들어가 김정은을 암살하는데 성공하면 그의 아들을 한국으로 보내는 문제를 모의했다고 한다. 같은 해 10월 26일에는 김성일이 평양으로 귀국하기에 앞서 김정은 암살과 국정원과의 향후 접선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2016년 1월 초에는 김정은 테러를 위한 작전계획 확정, 필요한 장비와 자금을 조달할 해외연락거점 구축 등을 지시한 뒤 작전명을 ‘토끼 사육’으로 정했다고 한다. 그리고 1월 7일에는 작전명을 ‘해어사육(Heir死肉)’으로 바꿨다고 한다. 암살 수단으로는 무색무취한 독성 물질을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2016년 5월에는 에어컨이나 온풍기에 독성 물질인 ‘테로음모’와 ‘폴로늄’을 사용해 김정은을 암살하는 방법을 논의했다고 한다.

    2016년 6월 16일, 21일에는 국정원 한 팀장이 김성일 씨에게 5만 달러의 공작금을 지급했고, 7월 6일에는 김정은 주변에 비밀 조직원을 침투시키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8월 12일에는 김정은 주변에서 생화학 물질을 사용할 수 있는 상세하고 정확한 정보를 주면 국정원이 美중앙정보국(CIA)과 협력해 가장 합리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만들어 내겠다며 자료를 보내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리고 국정원 한 팀장은 2016년 12월 5일과 6일, 9일, 11일, 18일, 19일, 26일, 31일에도 김성일 씨와 다양한 주제를 논의하면서 김정은 암살작전을 추진했다고 한다.

    ‘월간조선’은 北 ‘우리민족끼리’의 주장에 대해 “사실 관계가 전혀 맞지 않는 이 글에서 주목할 점은 국정원 개입 가능성”이라며 “우리에게 덮어씌우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 글 내용이 100% 거짓이라고 해도 취재를 통해 얻은 정보를 취합한 결과 국정원은 김정은 암살을 위한 혁명조직의 존재를 파악, 지원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월간조선’은 특히 혁명조직의 김정은 암살 작전이 박근혜 前대통령 탄핵 직후와 19대 대선이 있었던 2017년 3월부터 5월 사이에 무산된 점, 2017년 6월 7일 북한이 ‘천인공로할 특대형 국가테러범죄의 진상’이라는 글을 통해 김정은 암살 미수 사건을 공개한 일, 같은 달 26일 日아사히 신문이 “박근혜 前대통령이 2015년 12월 남북당국자회담이 결렬된 후 북한의 ‘지도자 교체’를 목표로 하는, 국정원 주도 대북 정책 관련 문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한 사실 등을 근거로 삼았다.

    ‘월간조선’은 지난 3월 6일 日반공매체 ‘유칸후지’가 온라인 판 ‘자크자크’에 “대북제재로 북한군 전체가 굶는 상황에서 일부 간부들은 김정은 제거를 위한 쿠데타를 조건으로 명운을 걸기 시작했다”면서 “김정은은 호위를 배가했지만 지금 북한은 광란 상태에 빠져있다”고 보도한 내용을 제시하며, 지금도 북한 내에 김정은 암살을 위해 활동하는 혁명조직이 존재하며 활동하고 있을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