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서울시장 출마선언 "지금까지의 양상과는 확 달라질 것"유정복·서병수·박경국, 각각 인천·부산·충북서 출판기념회 열고 세몰이
  •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전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특별시장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우상호 전 원내대표 측 제공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전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특별시장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우상호 전 원내대표 측 제공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다가오는 등 정치의 큰 장이 서자, 출판기념회와 출마선언 기자회견이 장날 맞은 듯 잇따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전 원내대표는 11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특별시장 출마선언을 가졌다.

    다른 후보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선언을 하는 게 고작인데,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을 대관해 출마선언을 한다는 것은 경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과 세(勢) 과시가 밑바탕에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는 수용인원 300명을 꽉 채운 인파가 빽빽히 들어차 대성황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우상호 전 대표는 이날 출마선언에서 "절박함과 간절함을 오가며 고단한 삶을 오롯이 견뎌온 서울시민의 삶에 대한 서울의 응답은 더디기만 하다"며 "담대한 서울의 변화, 우상호가 해내겠다"고 천명했다. 아울러 "2016년 5월 원내대표 당선 당시 민주당 지지율은 22%였지만, 지난해 5월 퇴임 시 지지율은 53%"였다며 "세상을 바꿔왔던 우상호가 이제 서울을 바꾸겠다"고 자부했다.

    이런 자신감에 넘치는 출마선언을 할 정도로, 실제로 최근 우상호 전 원내대표의 서울시장 행보는 탄력을 받고 있는 중이라는 분석이다.

    박원순 현 시장은 3선 도전에 따른 시민들 사이에서의 피로감에, 최근 미세먼지 대책을 그르치면서 재선 기간 중의 시정에 대한 비판까지 함께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바른미래당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차출론이 부상하면서, 박원순 시장이 출마할 경우 '양보받았던 자 vs 양보했던 자'의 프레임이 돼서 구도상 불리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선수(選數)에서 우상호 전 원내대표보다 앞서지만,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윤성빈의 금메달 획득 당시 출입통제구역에까지 들어가는 무리수를 두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다크호스'로 분류되던 민병두 의원마저 전날 '미투 폭로'에 연루돼 낙마하면서, 우상호 전 원내대표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이다.

    민주당 사정에 밝은 정치권 핵심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전현희 의원이 얼마 전 서울시장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하부 조직이 전부 우상호 대표 쪽으로 넘어가면서 불출마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이 들린다"며 "박원순·박영선·우상호 3파전 구도로 흐르고 있는데, 우상호 대표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우상호 전 대표도 이날 출마선언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말로만 서울시장에 나온다는 것과 출마선언을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데, 내가 출마선언을 한 만큼 지금까지의 양상과는 전혀 달라질 것"이라며 "시장 선거가 본격화되면 깜짝 놀랄 일들이 생길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서울시장과 함께 지방선거의 핵심 지역인 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비선(秘線) 실세로 알려진 '3철' 전해철 의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전날 아주대 체육관에서 열린 전해철 의원의 북콘서트에는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대거 모여, 이재명 성남시장과의 경선을 앞두고 있는 전해철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 ▲ 서병수 부산광역시장은 10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사진은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판기념회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사진DB
    ▲ 서병수 부산광역시장은 10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사진은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판기념회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사진DB

    이에 맞서 자유한국당에서는 각각 부산광역시장·인천광역시장·충북도지사를 노리는 서병수 시장, 유정복 시장과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차관이 일제히 출판기념회를 열고 세몰이에 나섰다.

    유정복 시장은 9일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자서전 〈나그네는 길을 묻고 지도자는 길을 낸다〉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민경욱 인천시당위원장을 비롯 70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 자리에서 유정복 시장은 인천에서 태어나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최연소 군수(김포군수)·구청장(인천 서구청장)·시장(김포시장)을 잇달아 지내고 3선 국회의원과 국무위원(농림부·행안부장관)을 역임한 경력을 담담히 술회하며 "인천의 뿌리이자 어머니인 원도심을 부흥시키며 인천을 대한민국 제1 행복도시로 만들겠다"고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서병수 시장도 이튿날인 10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경계를 넘어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도 부산을 대표하는 4선 중진의원 유기준 의원을 비롯해 수천여 명의 인파가 몰려 서병수 시장에게 힘을 실었다.

    또,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영상 축사를 보내 시선을 끌었다. 앞서 홍준표 대표는 한때 자신의 측근으로 알려졌던 이종혁 전 최고위원의 출판기념회에는 축사를 보내지 않았다. 한국당 사정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홍심(洪心)이 어디에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부산은 경선 없이 서병수 시장 전략공천으로 간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공천이 유력시되는 서병수 시장은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일자리 창출 △다복동사업 △서부산개발 등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지난 3년 6개월 재임 기간이 부산의 미래 방향을 다지는 디딤돌을 놓은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성과를 구체적으로 내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역시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최근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의 한국당 탈당과 바른미래당 입당으로, 사실상 한국당의 유일한 충북도지사 후보로 '교통정리'가 된 박경국 전 차관도 같은날 충북대 개신문화관에서 〈꿈은 기적을 낳는다〉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박경국 전 차관은 이 자리에서 "오늘 여러분이 보내주신 성원을 바탕으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며 "그 꿈을 향해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고, 지역·국가를 위해 헌신·봉사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겠다"고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일찌감치 박경국 전 차관의 공천을 염두에 두고 올해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서부터 집중적으로 인지도 관리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홍준표 대표도 영상 축사에서 "충북의 살림살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일꾼이 바로 박경국 위원장"이라며 "박경국 위원장이 충북도민과 함께 호흡하면서 충북의 새 시대를 열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 ▲ 민주평화당 김명진 전 청와대 행정관(사진 오른쪽)은 11일 오후 광주 서구문화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6·13 광주 서갑 국회의원 재선거를 정조준했다. 이 자리에는 평소 김명진 전 행정관을 중용한 평화당 박지원 전 대표(왼쪽) 뿐만 아니라 조배숙 대표와 장병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힘을 실었다. ⓒ뉴시스 사진DB
    ▲ 민주평화당 김명진 전 청와대 행정관(사진 오른쪽)은 11일 오후 광주 서구문화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6·13 광주 서갑 국회의원 재선거를 정조준했다. 이 자리에는 평소 김명진 전 행정관을 중용한 평화당 박지원 전 대표(왼쪽) 뿐만 아니라 조배숙 대표와 장병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힘을 실었다. ⓒ뉴시스 사진DB

    6·13 지방선거와 같은날 열릴 국회의원 재보선과 관련해서도 정치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바른미래당 송기석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재선거가 열리는 광주 서갑에서는 박혜자 전 의원이 예비후보 등록에 이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대세론 전파에 돌입했다.

    박혜자 전 의원은 지난 8일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내빈들과의 차분한 좌담회를 통해 끈끈한 정과 감사의 마음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이 참석해 박혜자 전 의원에게 힘을 실었으며, 1500여 명의 지역구민과 당원, 지지자들이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세균 국회의장은 영상 축사를 보냈다.

    박혜자 전 의원 측은 "출판기념회는 정치적 세 과시로 유권자들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어 진행하지 않으려 한다"며 "선거사무소 개소식은 박혜자 의원이 평소의 지역활동을 통해 형성된 지인들과의 정을 나누는 '만남'을 주제로 진행한 것으로, 성황리에 마쳤다"고 전했다.

    같은 지역구에서 민주평화당 후보로 출마를 노리는 김명진 전 청와대 행정관은 이날 광주서구문화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세몰이에 시동을 걸었다.

    김명진 전 행정관은 당대표와 원내대표 비서실장 등을 총 6차례 역임하는 등 국회와 중앙정치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날 〈국회 전문가·광주의 일꾼, 명진처럼〉 출판기념회에는 휴일인데도 평화당 조배숙 대표와 장병완 원내대표가 광주까지 내려가 직접 참석하는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힘을 실었다.

    김명진 전 행정관을 거듭 비서실장으로 중용하는 등 평소 그 능력을 높이 평가해온 평화당 박지원 전 대표는 출판기념회에 앞서 배포된 자료에서 "김명진 실장은 광주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광주발전에 앞장서는 광주의 일꾼"이라며 "지금까지 다져온 실력과 꿈을 여한 없이 펼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망인인 이희호 여사도 축사를 보냈다.

    김명진 전 행정관 또한 이날 가진 자전적 회고록 〈명진처럼〉 출판기념회에서 "광주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광주 발전에 앞장서는 일꾼이 되겠다"고, 광주 서갑 국회의원 재선거를 정조준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