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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직에 김상근 목사가 내정되면서 고대영 사장의 해임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최근 해임된 강규형 KBS 전 이사의 자리에 김상근 목사를 보궐이사로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이로써 여야 구도는 기존 5대6에서 6대5로 역전돼 여권 이사들이 주도권을 잡게 됐다. 이사회는 조만간 고대영 사장에 대한 해임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통위는 평창동계올림픽 중계를 위해 서둘러 보궐이사를 선임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민노총 산하 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측에 업무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전북 군산 출신인 김상근 목사는 한신대 졸업 후 1970년대부터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총무를 지내기도 했다.
1990년 후반부터는 통일 관련 운동에 참여했다. 김대중 정부이던 1998년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했고, 5.18 진상규명 및 광주항쟁정신계승국민위원회 상임대표를 맡았다.
또 2001년에는 정의구현사제단 관계자들과 함께 10.26 재평가와 김재규 장군 명예회복 추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아 활동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맡았다.
이명박 정부 이후 그는 좌파 성향의 활동가들과 함께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다. 2011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실시했을 때에는 재야원로들과 함께 이를 규탄했다.
박근혜 정권 출범 후인 2013년에는 국정원 댓글 사건 등과 관련, '국정원과 군 등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진상규명과 민주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각계 연석회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과 관련해서는 "천안함 침몰의 원인에 대한 납득할 만한 추가조사가 필요하다"며 북한이 참여하는 국제조사단을 구성하자고 주장했다. 당시 국방부가 공식 발표한 '북한소행'이라는 결과를 부정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에 대해 "통진당 자체가 친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법부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력 덕분에 김상근 목사는 좌파 운동권에서는 존중받는 원로 인사로 불리고 있다.
김상근 목사는 대통령이 최종 승인한 후 공식 임명된다. 임기는 강규형 전 이사의 잔여 임기인 오는 8월 31일까지다. 방통위는 김 목사를 보궐이사에 선임하는 동시에 같은 날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전 이사장에 대해 '이념적 편향 발언'등의 이유로 해임을 의결했다.
김석진 방통위원은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진 해임권한 보유에 대해 여전히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음에도 이를 강행시켰다"며 "적폐청산을 내걸고 감사원과 방통위 등 국가권력이 동원돼 방송 경영진을 바꾼다면 정권과 한편이 된 방송이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 할 것"이라고 강 전 이사 해임과 보궐이사 선임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