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진 이어 전인범도 성신여대 비리에 '발목'
  • ▲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영입인사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을 둘러싼 논란이 고구마 줄기처럼 캐도캐도 나오자 사회 곳곳에서 성토의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전인범 전 사령관은 이른바 '참군인'으로 명성을 떨친 인물이다. 군 시절 그가 한미정부로부터 받은 11개 훈장이 이를 방증한다. 높은 위상을 자랑했던 전 전 사령관. 때문에 그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사회적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전인범 전 사령관을 둘러싼 논란은 크게 ▲7만원 특전사 칼 발언 ▲아내 심화진 성신여자대학교 총장의 법정구속 ▲아내 비리 시 권총 사살 발언 등이다.

    7만원 특전사 칼 발언은 전인범 전 사령관이 문재인 전 대표 캠프에 합류한 이유다. 전 전 사령관에 따르면 7만원 상당의 특전사 칼을 국회가 부결시켰고, 이를 묵인할 수 없없다는 것.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현 특전사에 지급될 칼의 비용은 15만원 상당이라고 해명했기 때문이다.

    이후부터는 '수신제가(집안)' 논란이다. 전인범 전 사령관의 아내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은 지난 8일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심 총장은 약 4억원의 공금을 자신의 개인권 강화에 사용했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에 대한 불똥은 전인범 전 사령관의 아내 옹호 발언으로 번졌다. 전 전 사령관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아내가 비리가 있을 경우 권총으로 사살하겠다"고 옹호했다. 으름장과 맥을 같이하는 전 전 사령관 발언에 '경솔했다'는 지적이 쇄도했다.

     

    ◆ '참군인' 전인범 승진 행사에 동원된 성신여대 관계자들

    그러나 아내 심화진 총장뿐 아니라, 전인범 전 사령관과 성신여대 간 비리도 드러났다. 과거 전인범 전 사령관의 승진 행사에 성신여대 학생들과 교원들이 서빙·행사원으로 동원됐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온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9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성신여대 조모 교수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조모 교수는 2013년 3월 전인범 전 사령관과 심화진 총장에 관련 내용을 언론에 제보했고, 전 전 사령관으로부터 고소당해 재판에 넘겨졌다. 조 교수가 제보한 내용은 ▲전 전 사령관의 2012년 8월 중국여행 당시 성신여대 직원 동원 ▲ 전 전 사령관의 2010년 27사단 사단장 승진축하 행사에 학교 업무용 차량·음대생 강제 동원 ▲ 전 전 사령관의 성신여대 피트니스 센터 이용 등이다.

    재판부는 1심에서 전인범 전 사령관의 성신여대 피트니스 센터 이용만을 무죄, 나머지 부분은 유죄로 선고했다. 이는 현 대법원의 판결 연장선상이 됐다.

     

    ◆ 전인범, 존경하는 선배로 '5·18민주운동 진압 선봉장' 정호용 장군 지목

    전인범 전 사령관에 대한 정치적 가치관 논란도 거세다. 전 전 사령관은 자신이 존경하는 선배 군인으로 정호용 장군을 언급한 것. 정호용 장군은 5·18민주화운동 진압 선봉장으로 불리는 군인이다. 민주세력 이륙을 자부하는 야권의 가치관과 전인범 전 사령관의 가치관은 대조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전인범 전 사령관이 작년 9월 13일 <신동아>와 진행한 인터뷰를 살펴보면 '정호용 장군 호평' 부분을 찾을 수 있다. 당시 전 전 사령관은 '고마운 선배로 5공 인사인 정호용 장군을 언급했다'는 질문에 "정 장군님이 육군참모총장 시절 밤에 라면 끓이려고 냄비를 찾다가 소동이 난 적이 있다. ‘우리를 부르시지 그랬냐’고 했더니 ‘너희들 곤히 자는데 깨울까 봐…’ 하시는 거다. 그분을 보면서 사람을 진실하게 대해야 사람이 따른다는 걸 배웠다”고 밝혔다.

    정호용 장군 옹호 발언으로 야권의 비판이 거세지자 전인범 전 사령관은 급히 해명하기도 했다. 전 전 사령관은 지난 7일 한 매체와 만나 "나는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는 것을 중시하는 사람이다. 그분의 잘못된 부분을 옹호할 마음은 없다"라며 "다만, (정호용이) 굉장히 인간적인 사람이고 (그처럼) 아랫사람들을 배려하는 사람이 되자는 측면에서 한 이야기"라고 수습했다.

     

    ◆ '고구마줄기 논란' 전인범 향한 학·정계의 비판쇄도

    캐도캐도 나오는 전인범 전 장군을 둘러싼 논란에 교수단체는 성명을 통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와 전국교수노동조합은 지난 7일 성명서를 통해 "문재인 전 대표가 모교인 경희대에서 연 북콘서트에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영입을 발표한 일은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차후 대선 레이스에서 보수 진영이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안보 불안' 시비를 미연에 차단할 것이라는 복안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그 자신(전인범 전 사령관)이 부인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의 비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은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전인범 전 사령관을 영입한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선 "더더욱 이 영입 발표의 시점이 미묘하게 느껴진다"며 "공인으로서 흠결이 있는 인사와 함께 (국민들의 엄중한 요구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못박았다.

    정치권에서도 질타가 쇄도했다. 조배숙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9일 오전 원내정책회의에서 "비리로 구속된 분과 그 부인을 권총으로 쏴 죽이겠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의 자문을 받는 문재인이 이끄는 대한민국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며 전인범 전 사령관의 수신제가 처세를 비판했다.

    조배숙 의장은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서도 "문재인 전 대표는 (전인범 전 사령관으로부터) 국방·안보 자문을 계속 받겠다고 했다"며 "최순실 사태를 겪은 우리는 정치인에게 주변 인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다"고 우회적 비판을 가했다.

  •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공준표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공준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