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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좀 솔직해 집시다

입력 2016-12-02 10:12 수정 2016-12-02 10:50

  예상했던 대로 엊그제 박근혜대통령이 던진 마지막 승부수에 국회의 ‘탄핵’시스템이 꼬이고 있다. 대통령의 제 3차 담화를 ‘꼼수’로 치부했던 야당은 탄핵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4월 퇴진, 6월 대선을 당론으로 결정한 모양이다. 따라서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이 안을 추진할 생각이지만, 야당은 여당과의 협의 자체를 거절하는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여기에 야 3당의 입장에도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다 야권 대권주자라는 사람들의 셈법도 각각 다르다. 그러니 탄핵 정국에 대한 정치권의 해법 제시는 중구난방일 수밖에 없다. 사실 대통령 담화를 꼼수라고 말하는 것은 국회의 권능을 스스로 무시하는 것으로, 일종의 피해의식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데 있는 경우가 더 많다. 즉, 각 진영들의 문제 해결 방식이 솔직한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나라와 민족의 중단 없는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고 오로지 자기들 이익의 추구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각 진영은 좀 솔직해지자고 당부 드리고 싶다.

  첫 번째로 여당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이젠 제발 비박(非朴)이니 친박(親朴)이니 해서 다투지 말라는 것이다. 친박은 현 이정현 체제의 유지에 목을 매고 있으며 비박과의 분당도 불사하겠다는 자세인 것 같다. 이에 비박계는 비상시국회의라는 것을 만들어 이정현 대표의 퇴진과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대해서도 약간의 기류는 바뀌는 듯 하나 기본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이정현 당 대표는 이번 ‘최서원 사건’에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고 본다. 하지만 당정의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 책임의 한 축이 되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할지 모른다. 그래서 시한을 정하고 비대위 구성안도 제시하는 등 당을 추스르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비박 측은 당장 이정현 체제가 물러나고 새롭게 당명도 바꿔 당이 재탄생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친박 측은 탄핵정국을 어떻게든 돌파하여 내년 대선에서 여당의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깊은 속내가 있는 것이고, 비박 측은 대통령과 등을 돌렸다는 명분으로 국민들에게 속죄한 것으로 만들려는 것이 아닌가 한다. 또 비박 측이 의원내각제의 개헌을 추진하려는 것은 비박계의 수장인 김무성 전대표가 총리가 되어보겠다는 원대한 꿈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김 전 대표는 더 나아가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고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나면 형의 소추도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친박은 물론 많은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김 전 대표의 언행이 배신도 그런 배신은 없다고 보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지난 총선에서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그 뒤로도 정부에 비협조적이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다. 더욱이 지금은 대통령이 곤경에 처했는데 정치력을 발휘해서 이를 해결할 생각은 않고, 자신들만 책임이 전혀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두 번째는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는 야당의 언행이다. 먼저 민주당의 추미애 대표의 돌출행동이나 실언이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야 3당이 각자 당리당략에 얽매어서 탄핵정국을 제대로 이끌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촛불집회를 부추기고 이용만하는 모습은 정당으로서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언론을 이용해 허위사실을 사실인양 부풀린 보도자료를 제공하고,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 의혹에 의혹을 더하도록 하는 아주 비열한 수법을 쓰고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야당의 대권주자들은 대통령이 당장 하야하라고 목청을 높인다. 심지어 이제라도 하야하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는 식의 매우 저질적인 언행도 한다. 그러면서 탄핵은 안 된다고도 한다.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기에는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는 개헌도 적극 반대하고 있다. 반면에 안철수 의원은 개헌을 주장한다. 그들의 이런 주장은 무엇 때문에 나오는 것인가.

  솔직히 말해서 문 전 대표는 지금 대선을 치르면 자기 손에 금방 대권이 들어올  것인데 왜 탄핵으로 시간을 오래 끄느냐는 것이고, 내각제로 개헌을 하여 실권 없는 대통령은 하지 않겠다는 속내일 것이다. 안 의원은 현행 헌법으로는 대통령이 될 수 없으니 내각제 개헌으로 실권 있는 총리를 해보려는 생각인 것 같다. 이는 김무성 의원의 생각도 같다고 본다.

  야당 대권주자들의 언사도 날이 갈수록 강경하고 저급해지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엊그제 “보수는 불태워 없애야 된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고, 안 의원은 “대통령을 당장 구속 수사하라”고 외친다. 제발 그러지들 말기 바란다.

  보수를 불태워 없앤다는 말은 매우 끔찍한 말이다. 꼭 인공 때 듣던 말 같다. 대통령을 구속 수사하라는 말도 헌법 자체를 모르는 무식한 정치인의 말이다.

  한편 새누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명예로운 퇴진’은 사실 문 전대표가 한 말이다. 그런데 그는 이를 일언지하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렇게 하루아침에 말을 바꿀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보수층은 ‘명예로운 퇴진’도 하야라면서 대통령 덕에 금배지를 단 자들이 이런 말을 논의하는 자체가 후안무치의 극치라고 반발한다.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 번째는 촛불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좌파단체들의 속내는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그들의 구호나 플래카드를 보면 그들은 단순히 대통령의 하야만을 원하는 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붕괴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 같다. 민노총과 같은 노동조합이라면 자신들의 권리신장을 위해 투쟁해야 옳다. 그런데도 그들이 정치투쟁에 나섰다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번 촛불시위대의 앞장에 서서 리드하던 구 통진당 소속 사람들이나 기타 이름도 모를 1500여개 사회단체에서 만든 전단이나 구호를 보고 들으면 그런 의심은 더욱 확신에 가까워진다.

  촛불집회 주최 측은 사전 계획도 치밀했지만 시위과정에서도 선량한 시민들의 호응을 받으려는 교묘한 수단을 동원한 것 같다. 예컨대 시위를 문화축제로 한다며 선호가수들을 동원하고, 밤 8시에 일제히 촛불을 소등하는 방법이라든가 폭력시위 대신에 평화시위로 이끈 것 등이 좋은 예이다.

  이게 잘못 됐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대통령을, 그것도 국민들이 뽑은 사람을 헌법에 의하지 않고 ‘뗏법’으로 끌어내리려고 한 그 방법이 잘못 됐다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중고생까지 동원하고 심지어는 일본 노동자단체까지 서울로 모이게 하여 세를 최대한 과시한 것도 크게 잘못한 것이다. 그래서 선량한 국민들은 이게 노조단체들의 시위가 아니고 이른바 ‘국민’의 시위라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집회 현장에선 공안사건의 노래가 합창 되었고, 북한 이적단체 통진당 간부 이석기를 석방하라는 구호도 외쳤다. 어떻게 대한민국의 심장인 광화문에서, 김일성 충성자의 노래가 합창되고 이석기를 석방하라는 구호가 외쳐질 수 있단 말인가. 시위에 참여하는 선량한 국민 여러분들은 이 점을 잘 알아야 한다.

  대통령을 법에 의하지 않고 하야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은 헌법 위반이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법치국가가 아니다. 만약 하야시키려면 탄핵절차를 밟든지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렇게 안 하고 시위로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다면 그건 인민재판으로 총살시키는 북한과 같은 나라인 것이다.

  네 번째는 언론에 대해 말하고 싶다. 솔직히 말해서 이번 ‘최서원 사건’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언론은 순기능 대신 역기능을 한 것이 더 많다고 본다. 언론은 연일 앞 다투어 의혹 불리기에 열중했고, 오보를 일삼았다. 더욱이 최서원이나 대통령의 사생활을 들춰내 인격침해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런 경향은 신문보다 종편이 심했다. 여북하면 종편방송을 듣지 않고, 30년 이상을 보던 신문을 끊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겠는가. 최근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보도된 내용 가운데 허위 날조된 보도건수가 60건이 넘는다고 한다. 한마디로 창피한 일이다.

  한 예를 들어보자.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녹음파일에 저장된 최서원씨와 박대통령의 육성이 공개되면 ‘촛불이 횃불이 될 것’이라고 검찰이 말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검찰은 최근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최씨를 ‘선생님’ 이라고 불렀다는 보도도 사실이 아니라고 검찰은 말했다. 그런데도 언론은 사과는커녕 아직도 의혹으로 치부하고 있다.

  언론은 또 정부가 시행한 사업은 무조건 최서원씨가 배후에 있다고 보도한다. 대표적인 예가 개성공단 폐쇄조치다. 대통령이 후보시절 영양제를 맞을 때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스스로 썼다고 했으나, 밝혀진 것은 간호사가 맘대로 쓴 것이었다.

  언론은 나중엔 대통령의 초등학교 학적부까지 뒤져 보도하기도 했다. 시위대의 숫자를 부풀리는 것은 물론 시위 전부터 ‘100만’또는 ‘200만’이 모일 것이라고 선동도 했다. 대통령에 대한 폄하 보도는 급기야 패러디까지 만들어 내보내 저질언론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대통령은 모든 것을 내려놨다. 국정조사가 진행 중이고 특검도 시작됐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정국해법을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런데도 또 촛불시위를 하겠단다. 그래봐야 사회불안, 경제불안, 안보불안만 가중될 것이다. 검찰이 공소장에 대통령을 ‘공범’으로 기재했다고 범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것은 공소장일 뿐이지 판결은 아닌 것이다. 대통령을 범죄자로 확정하고 시위를 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다섯 번째로 수사당국도 잘못이 없는지 반추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검찰이 내란과 외환의 죄 외에는 소추되지 않는 대통령을, 자의적 판단으로 ‘공범’으로 공소장에 기재한 것은 명백한 위헌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시간이 없다면 먼저 최씨를 기소한 다음 대통령에 대한 범죄 혐의가 있는지 여부는 방문이든 서면이든 조사를 하면 되는 문제였다.

  왜 대통령에게 최씨의 기소에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멋대로 혐의를 씌워 범죄혐의를 공표했는지 묻고 싶다. 검찰은 민심을 얻기 위한 언론플레이가 아닌, 정말 깨끗하고 착오 없는 수사를 해야 한다. 이런 원칙들은 특검에서도 유효하다.

  결론은 간단하다. 대통령이 국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기본권의 제한은 부당하다. 대통령이 중요한 범법행위를 했으면 그를 권좌에서 물러나게 하는 방법은 탄핵이 있다. 헌법을 개정해도 된다. 그런데 범법행위가 명백히 드러나야 한다. 이번의 경우는 아직 드러난 게 없다. 최씨의 개인적 비리에 불과하다. 그래도 국민들은 의혹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언론의 허위보도 때문이다.

  대통령은 다 내려놓고 임기단축을 포함해 퇴진 시기와 방법을 여야 합의해서 알려 달라 고했다. 그러면 대통령은 물러나겠단다. 그렇다면 법대로 지켜보는 것이 순리다.

  광화문 목소리만 국민이 아니다. 목소리 안 낸 국민도 국민이다. 국회는 사실 대통령을 탄핵시킬 자격이 있는가. 그래도 법대로 해야 하기 때문이라면, 여야는 하루빨리 개헌을 통해서건 아니면 탄핵을 통해서건 이 사건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강조하지만 대통령의 거취는 법치주의에 따르고 이제부터는 우리 모두가 냉정하게 경제와 안보위기 방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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