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저도 중대 결심 더 이상 늦출 수 없어, 국민과 함께 행동에 나설 것"
  • ▲ 무소속 김종훈 의원(왼쪽)과 윤종오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윤종오 의원실
    ▲ 무소속 김종훈 의원(왼쪽)과 윤종오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윤종오 의원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사건을 기점으로 국회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두 의원이 있다. 옛 통진당 출신인 무소속 김종훈·윤종오 의원이다.

    그동안 20대 국회에서 비교적 조용한 의정활동을 펼쳐온 김종훈 윤종오 의원은 최순실 파문이 터지자 국회에서 가장 먼저 "박근혜 하야"를 외치며 장외투쟁을 벌여왔다.

    여론의 눈치를 살피던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제 본격적인 장외투쟁 채비에 나섰다. 김종훈·윤종오 의원이 정권 퇴진을 위한 국회 차원의 장외투쟁을 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종북 정당' 논란을 빚고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된 통진당이 역습으로 전열을 재정비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 ▲ 광화문 광장에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김종훈 의원.ⓒ김종훈 의원실
    ▲ 광화문 광장에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김종훈 의원.ⓒ김종훈 의원실

     

    ■ 그들은 누구인가

    김종훈(울산 동구)·윤종오(울산 북구) 의원은 지난 4·13 총선 당시 울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14년 통진당 소속으로 동구청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한 바 있다. 지난 2011년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동구청장에 당선되기도 했다.

    윤종오 의원 역시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지난 2014년엔 통진당 소속으로 구청장 재선에 나섰다가 낙선한 바 있다.

    이들이 통진당이라는 꼬리표에도 불구, 국회에 입성하게 된 배경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문재인 전 대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단일화 중재를 위해 울산을 방문, 이른바 '묻지마 연대'를 주도했다.

    문 대표가 울산을 다녀간 뒤 북구와 동구에 출마했던 더민주 후보들은 "아무 조건 없이 단일화하기로 했다"며 스스로 물러났고, 막판 연대에 힘을 얻은 김종훈 윤종오 의원은 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 ▲ 강병기 전 통진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9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강병기 전 통진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9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들은 최근 진보통합정당 창당 추진기구인 '민중의 꿈' 공동대표단에 포함됐다. 윤종오 의원과 강병기 전 통진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상임공동대표를, 김종훈 의원은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들은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해 "담화가 아니라 하야회견이 돼야 했다"며 "대통령이 검찰조사를 받겠다며 눈물을 글썽거렸지만 국민 누구도 동정할 수 없으며 더 이상 속지 않는다"고 밝혔다.

    ■ 하야·탄핵 운동 주도

    김종훈·윤종오 무소속 의원은 최순실 사건이 터지자 현역 국회의원 중에서 가장 먼저 대통령 하야 요구와 장외투쟁을 펼쳤다.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은 조건 없이 하야해야 한다"며 "국민 여러분이 직접 행동에 나서주실 것을 호소한다. 이제 국민이 나서야 한다. 국민은 개, 돼지가 아니라 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국민이 나서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고, 바로 세워야 한다"며 "우리 국민은 4.19혁명, 80년 광주항쟁, 87년 민주화투쟁, 2008년 광우병 촛불로 일어선 역사와 전통을 만들어 온 위대한 국민"이라며 "지금이 국민이 나서 주셔야 할 때"라고 정부를 향한 투쟁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후 이들은 매일 국회에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거나, 광화문과 여의도역 등에서 1인시위와 하야연설회 등을 벌였다.

    또 지난 1일에는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은 하야를 원한다'라는 주제로 성토대회를가진 뒤, 2일에는 '긴급토론! 박근혜 정권 하야와 탄핵,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 ▲ 강병기 전 통진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9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들은 하야요구 의원모임 결성제안을 한 뒤 수차례의 기자회견을 통해 야당의 동참을 호소했다.

    두 의원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등을 향해 "여러분은 이 나라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를 위해 평생 노력해 오신 분들"이라며 "청춘을 다 바쳐 고난을 마다 않고 싸워 오신 분들도 계십니다. 절박한 국민의 요구에 응답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장외투쟁 동참을 요구했다.



  • ▲ 강병기 전 통진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9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민주당도 '정권퇴진' 운동 가세

    더불어민주당은 4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직후 '총리후보 지명 철회' 등을 요구하며 "정권퇴진 운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전 대표도 성명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국민들 마음에서 대통령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검찰수사 뒤에 숨어, 검찰에서 나오는 것에 대해서만 인정하겠다는 얄팍한 계산만 드러냈다. 지도자로서의 용기는커녕 최소한의 애국심조차 보여주지 못한 비겁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총리 지명 철회와 거국중립내각을 구성 등을 요구하며 대통령이 끝내 국민에게 맞선다면 저로서도 중대한 결심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국민과 함께 행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장외투쟁에 돌입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야권이 이번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전열 재정비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통진당 출신 인사들은 해산된 뒤에도 각종 이름을 바꾸며 재기를 노려왔고, '이석기 석방 운동'을 펼치는 등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시위를 벌여왔다"며 "이들이 전열을 재정비하며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