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에 군부대‧군사시설은 절대 안돼!"


  • 2013년 12월 육군 제35사단이 전북 전주에서 임실로 이전했다.
    전주시와 시민들의 오랜 숙원이 풀린 것이다.
    그러나 임실군 임실읍 대곡리로 이전한 육군 35사단에는 “북망산천을 나는 가네. 어홍 어홍 어어야 어홍…." 죽은 사람을 실어가는 상여 소리가 24시간 울려 퍼졌다.
    35사단 이주한 날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울린 [귀곡](鬼哭)이다,


    상여소리가 나오는 곳은 부대 울타리에서 고작 10m 떨어진 동쪽 후문 밖 언덕.
    주민 오모(임실군 삼계면)씨 등이 도로변에 컨테이너를 갖다놓고 그 위에 설치한 확성기 4대에서 내보낸 상여 소리는 울타리 안쪽 독신 사관·부사관 숙소와 2000여 병사의 막사로 울려 퍼졌다.
    분지 안에 근무하는 장병들에게 상여 소리는 끔찍한 [저주](咀呪)나 다름없었다.
    대한민국 국민인 임실군 일부 주민이 나라와 향토를 지키기 위해 배치된 육군을 내쫓기 위해 벌이는 저주의 굿판이다.
    주민 모씨는 "국방장관이 임실을 침략하고 있다. 죽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임실군이 확성기 앞에 방음벽을 둘러치자, 시위대는 철탑을 세워 확성기를 더 높였다.




  • 전북 임실에서 우리 군을 향한 [저주의 굿판]이 벌어진 것과 같은 시기, 경기도 군포 한 주택개발지구에서는 어처구니없는 군 기피 현상이 벌어졌다.
    군이 이 지구 아파트 수십채를 부대 장병과 그 가족이 머물 관사로 구입하자, 입주예정자들이 반발한 것이다.
    군이 있으면 거주 여건이 불안정해지고, 아파트 시세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악다구니다.


    2007년 경기도 이천에서는 특전사의 이천 이전을 반대하는 끔찍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이천시장과 시의원, 이 지역 출신 경기도의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특전사 이전을 반대한다면서 돼지 사지(四肢)에 밧줄을 감고 잡아당겨 산채로 찢어 죽이는 백정질이 벌어진 것이다.
    특전사를 [돼지]로 삼은 살육극이다.
    돼지는 온몸이 찢어져 피를 흘린채 죽어갔다.




  • 특전사 이전을 반대한 이천시 주민들은 이에 앞서 이천에 들어선 하이닉스 반도체가 시설을 확장하면서 부지를 확대하려는 계획에 정부가 반대하자 들고 일어났다.
    하이닉스 부지확장을 허용하라는 것이다.
    기업의 부지확장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자기들 목숨과 재산을 지킬 특전사 이전은 절대 안된다는 것이다.
    그것도 [산돼지]를 찢어 죽이면서.
    당시 사지가 찢겨 죽는 돼지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인터넷에 “앞으로 죽을때까지 이천 쌀은 먹지 않겠다”고 분노하기도 했다.




  • 국방부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지역을 경북 성주 성산리 일대로 최종 확정 발표했다. 40㎞ 이상의 상층 고도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서는 〈사드〉가 최선이고, 성주는 그런 차원에서 결정됐다는 국방당국의 설명이 따랐다.
    아울러 “사드는 안전한 체계고 오히려 사드가 있는 주변은 북한 핵 미사일 위협으로 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항곤 성주군수는 혈서(血書)까지 썼다.
    단식투쟁은 물론이다.
    국방부 발표가 나자 당장 국방부로 몰려와 항의했다.
    상주에서는 군민대회가 열렸고, 군민들을 설득하러 내려간 황교안 국무총리는 6시간 넘게 버스에 갇혔다. 해외 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부재한 가운데 총리가 [有故](유고)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인터넷에는 “앞으로 성주 참외를 못먹게 생겼다”는 악질적 글들이 올라왔다.




  • 군 부대 이전과 무기체계 배치로 지역주민이 불편을 겪는 경우가 벌어진다.
    정든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할지도 모르는 처지가 충분히 이해된다.
    정부는 그에 따른 금전적-정신적 보상을 게을리해선 안된다.


    그러나 부대 이전이나 신무기 배치는 국가와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그 속에 그 지역 주민들이 당연히 포함된다.
    “우리 마을에는 안된다”고 반대하면 군 부대와 신무기는 대한민국 어디도 설 자리가 없다.
    결국 안보를 포기하라는 얘기나 다름 없다.




  • 육군 35사단이 전북 임실로 이전한지 2년이 지난 후 〈전북일보〉는 2016년 3월 〈35사단 ‘임실 경제’ 효자노릇〉이라는 제목의 특집을 실었다.
    35사단 면회객이 연 1만5000명에 달하고, 자영업이 활력을 찾았다는 것이다.
    장교 아파트가 들어서면 1천여 명의 인구 증가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먼저 망하면 그 이유는 [딱 하나]다.
    그 단초를 성주에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