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연 문재인 "사드배치 결정 재검토-공론화 요청" 주장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를 향한 야권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김 대표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자 친노세력은 물론 국민의당 등 범야권이 김 대표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친노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자질 논란을 제기하는 목소리마저 들린다. 김 대표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이번 사드 문제로 야권의 분열이 가속화될 조짐이 엿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가 도대체 왜 이렇게 성급하게 졸속으로 결정을 서두르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사드배치 결정의 재검토와 공론화를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야권은 김종인 대표를 비난함과 동시에 문 전 대표를 향해 사드 입장을 발표할 것을 압박해왔다.

    이날 문 전 대표가 사드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김 대표를 향한 친문 세력과 범야권의 공세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김종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남북관계나 외교안보에 대해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이다. 야당이기를 포기한 입장"며 "박근혜 정부와 지금 제1야당 수뇌부의 생각이 뭐가 다르냐"고 맹비난했다. 

    전날 비공개로 진행된 더민주 의원 간담회에서는 김 대표를 향한 비난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설훈 의원은 "김 대표가 당대표라고 하지만 비상대책위원장이다. 당 대표가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시절도 아니고 비대위원장은 당 관리에 머물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노 진영에서는 이번 사드 문제를 계기로 김 대표 자질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김 대표를 향해 "김 대표 스타일이 올드하다. 과거식이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김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했다.  

    더민주 원내지도부가 사드배치 반대 입장 발표를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사드 반대를 당론으로 정할 수 없다면 같은 의견을 가진 대부분의 의원들이 나서 성명서를 발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사드 찬성 입장을 배척한 채 친노 주류 세력이 사드 반대 입장 발표를 주도할 수도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야권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김 대표가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