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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봄날의 동화 같은 노래가 귓가를 자극한다. 가만히 듣고 있자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엉뚱, 발랄한 가사에 웃음을 터뜨리는 곡이 입가에 머무른다. 그룹 악동뮤지션은 봄이 오는 시기, 그 순간의 감정들을 노래로 기록해 팬들 곁을 찾았다.

    ‘사춘기’는 육체적이나 정식적으로 성인이 되는 시기다. 누군가에게는 한 때 지나가는 시기지만 다른 이에게는 질풍노도의 시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악동뮤지션은 좀 더 다른 시각으로 사춘기를 표현했다. ‘생각할 사(思), 봄 춘(春), 기록할 기(記)’, 이들의 봄날에 찾아온 음악은 어떤 감정으로 녹여냈을까. 기자는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악동뮤지션을 만나 새 앨범 ‘사춘기 상(思春記 上)’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1집 ‘플레이(PLAY)’ 앨범은 아이 같고 어린 모습들만 보여드렸어요. 이젠 저도 어른이 됐고 (이)수현이도 곧 어른이 돼요.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중간단계인 ‘사춘기’를 표현했어요. 사춘기 과정을 겪고 있거나 아이들만 들을 수 있는 곡이 아닌 첫 마음가짐을 깨닫게 해주는 앨범입니다.” (이찬혁)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그래서일까. 악동뮤지션의 ‘사춘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특히 새 앨범에 전면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이들의 사춘기는 어딘가 특별해보이기까지 한다.

    “저와 수현이는 환경이 많이 달랐어요. 저는 몽골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지냈기 때문에 반항심도 있었고 아버지와 충돌도 있었어요. 수현이는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하고 싶은 노래를 자유롭게 해서 뚜렷한 사춘기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어요.” (이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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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가 사춘기를 겪을 땐 가족 모두가 힘들어할 만큼 폭풍 같았어요. 오빠가 생각이 많은 스타일인데 ‘왜 그랬니’라고 추궁하면 생각이 정리될 때까지 말을 하지 않아요. 아버지 입장에서는 반항으로 비춰졌을 거예요. 중간에서 어머니와 저는 두 사람의 충돌을 말렸어요. 다행히 지금은 화목합니다.” (이수현)

    악동뮤지션은 약 2년간 공백을 가졌다. 이 공백이 자의든, 타의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전보다 훨씬 성숙됐다는 점이다. 외적인 시각은 물론, 분위기부터 곡 스타일까지…. 불현 듯 궁금해졌다. ‘사춘기’를 이야기하는 이들에게 2년의 공백동안 ‘음악적 사춘기’를 겪진 않았느냐라고.

    “오빠가 한동안 노래에 질렸는지 오랫동안 곡을 쓰지 않았어요. ‘그냥 쉬어라, 여유를 찾으면 곡이 나오겠지’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도 좋은 곡이 나오지 않았어요. 그 시기가 지나서 컴백한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다시 노래가 탄생했어요. 그때가 음악적 사춘기였던 것 같아요.” (이수현)

    짧으면 짧다고 볼 수 있고, 길면 길다고 볼 수 있는 2년의 시간이다. 특히 지난 2012년 SBS ‘K팝스타2’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악동뮤지션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독특한 발상이 돋보이는 가사, 낭랑한 음색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 충분했다. 그로부터 4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실력파’로서의 브랜드를 다지고 있다.

    “‘K팝스타’ 시절과 비교했을 때 저희는 바뀐 게 없다고 생각해요. ‘리-바이(RE-BYE)’란 곡이 ‘K팝스타’ 직후에 만든 곡이에요. 편곡하는 부분에 있어 YG색깔이 묻어날 수 있지만 회사에서 저희 음악 색깔을 건들진 않아요. 앞으로 더 다양한 색깔을 보여드릴 거예요.” (이찬혁)

    “최근에 쓴 곡들을 보면 가벼운 곡이 있고 깊이감이 느껴지는 곡도 많아요. 음악 색깔을 사방팔방으로 넓혀가고 있어요. 바뀌진 않아요. 넓혀갈 뿐이에요.” (이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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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춘기 상’ 앨범에서는 이찬혁이 들려주는 이야기다. ‘사춘기 하’에서는 동생 이수현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두 사람은 “발라드 장르가 있다”라고 깜짝 발표하며 “이번 년도 안에 나온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사춘기 하’는 어떤 시선으로 풀어낼까.

    “‘사춘기 하’도 거의 완성된 상태에요. ‘상’은 제가 겪었던 감정, 상처, 반항심, 그리고 사춘기에 놓여있는 아이들의 심정을 담았다면 ‘하’에서는 어른들의 사춘기를 담았어요. 갱년기냐고 물으시는데 그건 아니에요.(웃음) 어른들에게 찾아오는 생각의 발상과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집어넣었어요.” (이찬혁)

    올해 스무 살이 된 이찬혁은 사춘기의 감정과 기억을 ‘사춘기 상’에 기록했다. 내년에는 군에 입대할 예정이다. 오빠 이찬혁의 부재로 인해 동생 홀로 활동을 앞두고 있어 이수현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제가 혼자서 가만히 있는 것을 못 견디는 스타일이에요. 사장님께 매일 전화를 해서라도 활동할 예정입니다.(웃음) 열심히 작사‧작곡을 공부 중인데 제 자작곡을 들려줄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어요. 또 솔로든 유닛이든 시켜주시면 물불 안 가릴 것입니다.” (이수현)

    지난 4일 공개된 ‘사춘기 상’은 각종 음원사이트 상위권에 안착, 좋은 반응을 이끌어가고 있다. 특히 음원 공개 직후 차트 1위와 줄 세우기는 2년의 공백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악동뮤지션 만의 이야기와 울림은 값진 성과를 거두기 충분한 이유다.

    “1위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어요. 주변에서 ‘걱정하지마라, 1위 무조건 한다’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셨지만 2년이란 공백이 있어서 확신이 없었죠. 그런데 좋은 성적을 거두게 돼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저희는 힐링과 공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공감하는 것만큼 좋은 위로가 없기 때문이에요. 다양한 연령층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그룹이고 싶고 음악을 선보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