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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한 줄의 대사만 들어도 그의 삶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친숙한 고전소설의 주인공, ‘홍길동’. 홍길동이란 이름 세 글자만으로도 극장을 찾는 관객들은 이미 그의 인생사를 꿰뚫고 있을 터. 영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이하 탐정 홍길동)’의 연출을 맡은 조성희 감독은 이야기의 시작을 여기서부터 지어나간다.

    ‘탐정 홍길동’은 이전 세대의 갈등이 현대로 넘어와 ‘한국형 히어로’로 바뀌게 된다. 기존에 봐왔던 영화 속 주인공들의 전형성을 깨버려 색다르고 근사한 히어로가 등장하는 것. 누구나 알고 있는 ‘홍길동’이 조성희 감독과 만나 악당보다 더 악명 높은 ‘탐정 홍길동’으로 재탄생된다.

    조성희 감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홍길동의 다른 부면들까지 모티브로 잡고 영화에 차용한다. 홍길동전에 나오던 의적 집단 ‘활빈당’을 황회장(고아라 분)이 거느리고 있는 ‘불법 흥신소’로 표현된다.

    앞서 조성희 감독은 전작 ‘늑대소년’(2012)을 늑대인간과 소녀의 로맨스를 동화처럼 그려냈다면 ‘탐정 홍길동’에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안티 히어로의 면모를 관객이 받아들이기 쉬운 로드 무비의 형태로 선보인다.

    또 극중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김병덕(박근형 분)을 찾아 나선 홍길동이 그의 손녀 동이(노정의 분)와 말순(김하나 분)을 데리고 다녀야 하는 상황은 또 하나의 재미를 더한다. 특히 말순과 홍길동이 사사건건 부딪히는 모습들은 영화의 숨통을 틔어주며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여기에 인상적인 장면들로 이어져 하나의 그림처럼 느껴질 정도로 독창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웅장한 배경을 담기위해 주로 사용한 CG효과를 일상적인 장면에도 적용, 비주얼적인 성과를 이뤄낸다.

    ‘탐정 홍길동’은 ‘한국형 히어로’를 그린 영화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영웅과 할리우드의 영웅이 극장가에서 맞붙는 진풍경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탐정 히어로’는 하나의 이야기로 완벽한 완결성을 가지고 있어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끔 자극하고 있다. 흐트러짐 없는 홍길동의 사연을 풀어가고 있기 때문에 관객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한편 배우 이제훈, 기멍균 주연의 ‘탐정 홍길동’은 사건 해결률 99%, 악당보다 더 악명 높은 탐정 홍길동이 잃어버린 20년 전 기억 속 원수를 찾아 복수하기 위해 나섰다가 거대 조직 광은회의 음모를 마주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오는 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