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사람냄새 물씬 나는 영화가 따스한 봄날 따뜻한 감성으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영화 ‘계춘할망’(창 감독)은 도심에서 가장 멀찍이 떨어진 곳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면서 할머니와 손녀간의 애틋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배우 윤여정은 오로지 손녀 생각만으로 가득한 우리네 할머니와 같은 인물 계춘을 연기한다. 그와 함께 김고은은 지금껏 풍겨왔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풋풋한 여고생 캐릭터에 새롭게 입혀 인물을 표현해낸다. 이들의 ‘여여케미’는 어떻게 완성됐을까.

    19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는 ‘계춘할망’을 처음 소개하는 자리인 제작보고회가 진행돼 창 감독과 출연 배우들이 대거 자리했다.

    이날 영화를 연출한 창 감독은 “‘계춘할망’은 모든 보호자들의 이야기가 담겨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라고 해당 영화만의 특징을 전하며 작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그는 “주연 배우 윤여정과 김고은의 연기호흡이 너무 좋았다. 이미 시나리오 속에 녹아들어 현장에서 더 지시할 게 없었다. 찰떡호흡이었다”고 극중 할머니와 손녀로 등장하는 두 배우의 완벽한 케미를 자랑하면서 “윤여정 선생님에 대한 무한 신뢰가 있어서 시나리오를 가장 먼저 건넸고 다행이 출연해주셨다”고 캐스팅 과정을 밝혔다.

    또 창 감독은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저희 어머니가 연세가 많으셔서 할머니와 산다는 느낌이 컸다. 아이들이 많이 놀리기도 했는데, 다시 떠올려보니 죄의식이 많아지더라. 감독으로서 아직 덜 여물었을 때 이런 영화를 꼭 만들고 싶었다”고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를 언급했다.

    극중 손녀와 12년 만에 재회한 할머니 계춘 역의 윤여정은 “할머니의 사랑은 부모의 사랑보다 더한 무조건적인 사랑인 것 같다”며 “열 살 때까지 증조할머니가 계셨는데 잘 못 대했었다. 할머니께 바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남다른 각오로 촬영에 임했음을 전했다.

    영화에서 제주도 해녀로 등장하는 그는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으로 “해녀복을 입다가 귀가 찢어지기도 했고 장어에 물리기도 했다”며 익숙하지 않은 역할로 인한 고충을 겪었음을 전했다.

    어렸을 때 할머니와 헤어진 후 겨우 재회하지만 이내 종적을 감추는 미스터리한 손녀 혜지 역을 맡은 김고은은 “스무살 때부터 6년째 할머니와 살고 있어서 영화의 내용에 더욱 공감했다. 지금까지 거친 영화를 많이 했지만 이번에는 할머니께 선물하는 영화가 될 것이다”라며 “혜지의 감정선이 내 이야기 같아 공감이 많이 됐다”고 캐릭터에 몰입하며 촬영했음을 언급했다.

    그는 이어 “초반에 영화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할망’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가슴이 아팠다. 시나리오를 본 자리에서 펑펑 울고 바로 출연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하면서 이후 “할머니 생각이 난다”며 현장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영화에서 계춘 할망과 같은 마을에 사는 석호 역의 김희원은 “내가 맡은 역할은 현실에서 보기 힘들 정도로 착한 사람이다”라고 캐릭터의 매력을 설명하며 “윤여정 선생님은 평소 마음과는 반대로 얘기하시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분이시다. 연기하면서도 그런 게 느껴졌다”고 주연배우 윤여정의 성격을 칭찬했다.

    한편 석호의 아내이자 계춘의 곁에서 가족처럼 지내는 따뜻한 이웃 역할의 신은정은 “배멀미를 하기도 했고 해녀복을 입고 벗는 게 생각보다 힘들었다”며 촬영하면서 겪은 고충을 언급하면서 “윤여정 선생님이 해녀 역할에 능수능란했다”고 그를 극찬했다.

    혜지의 단짝친구 한이 역을 맡은 최민호는 “처음하는 영화 촬영이라 많이 어색했는데, 김고은이 함께하는 신이 첫 신이어서 긴장이 많이 풀렸다”고 배우로 변신한 이후 ‘계춘할망’ 첫 촬영장 속 자신을 떠올렸다.

    이와 더불어 그는 “고등학교 때 가수로 데뷔한 후 어느덧 26살이 됐다. 이전부터 스크린 데뷔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마침 좋은 감독님과 좋은 시나리오를 만나게 돼 영광이다”라고 연기에 임하는 남다른 자세를 드러냈다.

    음력 3월을 뜻하는 이름 ‘계춘’과 할머니의 제주도 방언 ‘할망’이라는 단어의 조합으로 이뤄진 ‘계춘할망’. 제목 하나만으로도 영화는 정감 넘치는 분위기로 우리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어루만져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영화 배경인 제주도의 오렌지빛 물결은 심적 온도를 한층 상승시켜 준다.

    인생에 영원한 내편 한 명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마음 든든한 일인가. 특히 대부분의 이들에게는 어린 시절 할머니와 쌓았던 추억이 있기 마련일 터. 영화는 새삼 관객들에게 이러한 감성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최근까지 자극적인 영화로 점철됐던 극장가에 부는 ‘계춘할망’의 훈풍이 우리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감싸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계춘할망’은 12년간 연락 두절이었던 손녀 혜지(김고은 분)가 할머니 계춘(윤여정 분)이 있는 제주도에 찾아온 후 다시 종적을 감추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는 5월 19일 관객들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