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재선 의원들 '원 위원장 즉각 퇴진' 요구.. 親朴 "당 깨자는 것이냐"
  • ▲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뉴데일리DB
    ▲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뉴데일리DB

       
    새누리당 원유철 비대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두고 당내 갈등이 격화되면서, 총선 참패의 여당이 더 큰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원유철 비대위원장은 조만간 차기 원내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장을 이양하겠다고 밝혔지만, 비박계는 연판장을 돌리며 즉시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등 새누리당의 갈등은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원유철 비대위원장은 19일 비박계의 퇴진 요구와 관련, "빠른 시간 내에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선출된 원내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장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초·재선을 중심으로 자신을 향한 퇴진 압박이 거세지자 결국 비대위원장직 이양 입장을 밝힌 것이다.

    원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총선 참패 후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20대 총선 참패를 책임지고 다음날인 14일 새누리당 지도부가 전원 사퇴했다. 당 지도부 일원으로서 원내대표인 저도 마땅히 책임을 지고 사퇴하려고 했으나 차기 지도부가 선출되는 전당대회까지 당을 맡아달라는 최고위원회 합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계파 갈등을 청산하고 겸손하게 국민만을 섬기라는 명령"이라며 "우리 새누리당은 앞으로 질서 있는 개혁을 통해 환골탈태하는 모습으로 국민들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원 위원장의 입장 발표에 비박계의 반발은 오히려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원 원내대표가 조만간 비상대책위장직을 이양하겠다면서도 당장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황영철 의원을 중심으로 당내 초·재선 7인방이 결성한 '새누리당혁신모임'은 원유철 비대위 체제 반대 입장을 담은 연판장을 당 소속 의원들에게 돌린 뒤 이날 오후 3시 원 원내대표와 면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판장에는 ①원유철 비대위원장 체제 반대 ②원유철 비대위 구성을 위한 전국위원회 소집 중단 ③현신 비대위 출범을 위한 당선자 총회 소집 등의 요구사항이 담겼다.

    새누리당 혁신모임에는 황영철 의원을 비롯해 김세연, 하태경, 이학재, 오신환 의원 등 초재선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전날 심야회동을 통해 "선거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지도부는 당의 비대위원장을 추천한 명분도 권한도 없기 때문에 조속한 시일 내에서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이들은 원 원내대표가 '차기 원내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장을 이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되는 것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원 원내대표의 즉각 퇴진을 강하게요구했다.

    황 의원 등은 원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선출과 이를 위한 전국위원회 소집 자체에 반대한다며 이를 관철하기 위한 연판장 돌리기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당 소속 의원들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짐에 따라 오는 22일 '원유철 비대위' 승인을 위해 소집하려던 전국위원회는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사태 수습과 관련해 각 계파별 성향에 따라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터져나오고 있어 '당 재정비' 등을 놓고 새누리당은 알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당은 지금 절체절명의 순간에 놓여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서로 믿고 기다려줘야 하는데, 그새 못 기다리고 당장 물러나라고 하면 당을 완전히 깨겠다는 것이냐"고 비박계에 불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