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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잊어선 안 되는 사람과 사건들을 점차 잊게 되는 한 남자가 있다. 남자의 기억이 잊혀져가는 순간, 주변인들은 그의 기억을 대신 찾아가게 된다. tvN 금토드라마 ‘기억’의 이야기다.

    제목부터 주제를 명확히 밝히고 있는 이 드라마는 지금껏 치열한 삶을 보내오며 인생 최대의 전성기를 누리던 로펌 변호사 박태석(이성민 분)이 어느 날 갑작스레 알츠하이머를 선고받고, 더 큰 혼란이 찾아오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태석은 이 같은 상황에서 자신의 남은 인생을 걸고 최후의 변론기를 펼치며 기억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삶의 소중한 가치와 가족애를 찾는다. 그의 기억은 어떤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인상을 남길까.

    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CJ E&M 스튜디오 C동에서는 tvN 금토드라마 ‘기억’(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이성민, 김지수, 박진희, 이준호, 윤소희, 이기우가 참석했다.

    이날 이성민은 “4부까지 방송이 나갔는데, 아직까지는 태석이 알츠하이머를 자각하지는 못하는 단계다”라며 “2부에서는 하루 만에 엄청난 일들이 발생하는데 그 때 연기하기 쉽지 않았다. 적당히 갈 수 있는 지점도 아니고 한 번에 닥치는 일들이기 때문에 밸런스 조절이 힘들더라”고 이번 작품에 참여하며 색다르게 느낀 점을 전했다.

    이성민은 이어 “9부부터는 태석이 알츠하이머와 공존하며 노력하는 장면들이 그려진다”라며 현재까지 폭풍스런 장면들이 펼쳐졌다. 4부에서는 아내들끼리 만났기 때문에 더욱 흥미진진해질 것”이라고 앞으로의 전개를 소개했다.

    또 그는 극중 정진으로 등장하는 이준호와의 케미에 대해 “‘미생’에서 임시완에게는 멘토 역할이었다면, 이번에는 준호가 오히려 나의 조력자 역할을 한다”며 “요즘 촬영하며 내가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동생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옆에서 많이 케어를 해준다. 나를 대변해주고 나를 배려해주는 캐릭터다”라고 과거 연기한 임시완과의 호흡과 비교했다.

    극중 태석의 현처 영주 역을 맡은 김지수는 서영주와 전처 나은선의 관계에 대해 “‘기억’이 불륜드라마는 아니니 전처가 나와도 이상하게 흘러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실제 나라면 내막을 들어보지 않고 태석의 알츠하이머로 생긴 행동에 대해 오해만은 하지 않을 텐데 박진희는 ‘무조건 머리채를 잡을 일’이라더라. 가장 고통스런 사람은 병에 걸린 당사자이겠지만, 아내 역시 많이 고통스러울 것이다”라며 캐릭터가 가질 고민에 대해 전했다.

    태석의 전처 은선으로 분한 박진희는 자신의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 대해 “동우와 관련된 풀리지 않은 사건이 15년 만에 고개를 내밀고 있는 상황인데, 그 와중에 태석의 방문은 놀랄만한 일일 것”이라며 “태석에 대한 분노도 가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태석이 알츠하이머라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태석이 미쳤거나 돌았을 것이라고 생각해 감정이 극으로 치닫기도 한다. 병을 알면 달라질 것 같다. 전처와 현처가 알게 모르게 동질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고 서영주와 나은선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진 역의 그룹 2PM 멤버이자 배우로 변신한 이준호는 “정진이 봉선화 캐릭터를 통해 첫 순간부터 마음이 풀렸던 것 같다. 회를 거듭할수록 봉선화와 관계가 더 짙어질 것”이라고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케 했다.

    이준호는 더불어 “드라마 현장이 처음이라 많이 두렵기도 했다. 방송이 되기 전까지도 내가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 고민도 됐고, 방송 후에 반성도 했다”라며 “내가 나오는 장면만 유독 마음에 들지 않아 안타깝다. 아직까지 내가 나오는 장면 중 완전히 마음에 드는 장면은 없더라”며 자신의 연기 도전에 대해 느낀 점을 객관적으로 평가했다.

    여기에 이준호와 함께 귀여운 호흡을 맞추고 있는 윤소희는 “박태석이 아픈 상황을 정진과 봉선화만 알기 때문에 그를 지켜주면서도 두 사람 사이에 관계 진전이 생길 것”이라고 앞으로의 흥미진진한 전개를 들었다.

    마지막으로 ‘기억’에서 악역 신영진으로 출연하는 이기우는 금수저 악역을 맡은 소감으로 “영화 ‘베테랑’부터 다양한 작품들을 보며 그런 캐릭터들을 접했다. 부담이 안 되는 건 거짓말이다. 나름의 연구도 많이 했고, 헤엄도 많이 쳤다”라며 “물리적으로 한 두 신 안에서 내 캐릭터를 표현하기 쉽지는 않았다. 앞으로는 더욱 색다른 모습들이 펼쳐질 것”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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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기억’은 첫 방송 이래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을 만큼 흡입력 있는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와 전율을 선사하는 중이다. ‘기억’에서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좀처럼 벌어지지 않을 법한 사건들이 한 사람에게 집중적으로, 한 순간, 물밀 듯이 찾아온다.

    이와 관련해 tvN 드라마국장은 “tvN 드라마들이 흥행세를 띠고 있었고, ‘기억’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좋은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알아봐 주실 거라 믿는다. 한 치의 의심도 없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갓성민’ 배우가 열연을 하고 있다. 앞으로 박태석 변호사의 다양한 변론기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들을 위한 아버지로서의 변론기, 아버지를 위한 아들로서의 변론기, 뺑소니 사건을 위한 변론기 등이 그것이다. 시청자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낄 만한 법정 이야기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드라마의 흥미요소를 언급했다.

    ‘기억’이 여타 법정드라마와 다른 점은 주인공이 알츠하이머를 겪는다는 점에 있다. 자칫 주인공이 사건 해결에만 집중하는 모습으로 그려질 수도 있는 드라마는, 극한 상황에 처한 태석뿐만 아니라 그로인해 주변 인물들이 겪게 되는 복잡다단한 감정이 다양한 인간군상으로 나타나게 되면서 변곡을 그린다. ‘기억’은 한정적인 인물의 이야기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특별한 사건이지만 그것이 끼치는 작용들은 어쩌면 우리 현실과 아주 맞닿아 있다. 이것은 해당 드라마만이 가지는 미덕이겠다. 

    한편 치열한 삶을 살아 온 한 남자의 더욱 치열해질 일들을 그린 드라마 ‘기억’은 매주 금, 토 tvN을 통해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