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發 공천 칼바람 몰아치는 가운데, 여권내 파장 불가피할 듯
  •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알려진 강남3구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이 저조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4·13 총선을 불과 60여 일 앞두고 공천 절차가 시작된 상황에서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 '세금바로쓰기 납세자운동'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본회의 출석율과 상임위 출석율, 법안대표발의 건수를 분석해 이른바 '저성과자'를 추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른바 '강남3구(서초구·강남구·송파구)'의 국회의원들은 박인숙 의원(송파갑)과 김을동 최고위원(송파병)을 제외하고는 모두 1개 항목 이상에서 전체 국회의원 300명 중 200위 권 밖으로 밀려났다. 강남3구의 의석은 총 7석이며 전원 새누리당 의원으로, 이 중 5명이 1개 항목 이상에서 200위 권 밖의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김회선 의원(서초갑)과 심윤조 의원(강남갑)은 법안대표발의 건수에서 각각 227위와 211위를 기록했다. 김종훈 의원(강남을)은 본회의 출석율과 법안대표발의 건수에서 215위와 267위를 기록해, 두 가지 항목에서 200위 권 밖을 기록했다.

    강석훈 의원(서초을)과 유일호 경제부총리(송파을)는 3가지 항목 모두에서 200위 권 밖으로 밀려났다. 강석훈 의원은 본회의 출석율 243위·상임위 출석율 231위·법안대표발의 건수 219위를 기록했으며, 유일호 부총리는 본회의 출석율 256위·상임위 출석율 236위·법안대표발의 건수 259위를 기록했다.

    이 중 유일호 부총리는 국토교통부 장관에 이어 경제부총리를 맡는 등 각료직을 겸임하고 있어 의정활동에만 전념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결국 강석훈 의원의 의정활동 평가가 유독 저조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으로 남는 것이다.

    특히 강석훈 의원은 지난 1일 또다른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발의법안 대비 가결 비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기에, 이른바 '강남3구 의정활동 저조'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지적이다.

  •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실에서 국회의장이 허가한 청가(請暇)를 반영해 새로이 계산한 본회의 출석율과 상임위 출석율. 본회의 출석율은 95.1%, 상임위 출석율은 95.2%가 된다.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실 제공
    ▲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실에서 국회의장이 허가한 청가(請暇)를 반영해 새로이 계산한 본회의 출석율과 상임위 출석율. 본회의 출석율은 95.1%, 상임위 출석율은 95.2%가 된다.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실 제공

    이에 대해 강석훈 의원실 관계자는 "2013년 지병으로 인해 본회의와 상임위에 꼬박꼬박 청가서(請暇書)를 제출했는데도, 시민단체가 임의로 청가를 결석으로 분류했다"며 "청가 사유를 반영해 보면, 본회의와 상임위 출석율이 결코 나쁘지 않다"고 항변했다.

    청가(請暇)란 국회법 제32조에 규정된 제도로, 국회의원은 사고로 인해 국회에 출석하지 못할 때는 청가서를 작성해 국회의장에게 제출하도록 돼 있다. 국회의장은 제출된 청가서에 따라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허가했을 경우에는 해당 상임위에도 통지해 결석으로 처리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청가가 의장의 허가를 받았을 경우에는 특별활동비 등 국회의원 수당이 감액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강석훈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강석훈 의원은 지병이 없던 2012년에는 본회의 출석율이 95.7%였고 2014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95.7%와 92.0%였는데, 2014년에는 45회 열린 본회의 중 28회만 출석하고 16회에는 청가서를 제출해 국회의장의 허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의 자료에는 이 청가가 결석으로 분류돼 출석율이 62.2%인 것처럼 나타났지만, 실제로 청가가 허가된 것을 반영하면 본회의 출석율은 97.8%로 높아진다는 게 강석훈 의원실의 주장이다.

    상임위 출석율 역시 2012년(정무위)은 91.2%, 2014년 상반기(정무위)는 78.6%이고, 2014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맡은 기재위는 100.0% 빠짐없이 출석했는데, 2013년 정무위 출석율만 17건의 청가가 반영되지 않아 55.0%로 급락했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40회의 회의에 22회 출석하고 1회 결석, 17회 청가 허가를 받아 청가를 반영하면 출석율은 97.5%가 된다는 게 강석훈 의원실의 해명이다.

    이러한 해명에 대해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국회회의록시스템에 들어가도 결석이 아닌 청가로 나온다"며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이라고 받아들이는 반응이 있는 반면 "지병이라 하더라도 의정활동은 수행했어야 한다"고 지적하는 여권 관계자들도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지난해 7월 방미했을 당시 병문안을 한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림프절암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지사직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 관계자는 "호건 주지사는 투병 중에 자기 일을 계속 하는 수많은 미국인들처럼 자신도 일을 그만 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