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지지기반 두고 당 내 권유받아 대구행…'마지막 지역구 삼을 것'
  • ▲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18일 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여당에서 제기되는 험지출마론에 대해 "대구야 말로 야권에 험지"라고 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18일 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여당에서 제기되는 험지출마론에 대해 "대구야 말로 야권에 험지"라고 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내년 4.13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험지 출마론'에 대해 "지난 30년간 현재 야당 세력이 한 명도 당선자를 배출 못 했으니 야당에 험지"라고 주장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김무성 대표의 험지 출마론을 거부하고 "종로는 험지"라며 나선 것이 이슈가 되자 같은 전략을 통해 야권의 대칭점에 서려는 의도로 보인다.

    반면 새누리당 김문수 전 지사는 "지역 기반이 탄탄한 김부겸 전 의원에 비하면 오히려 제가 도전자의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더민주 김부겸 전 의원은 18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대구 수성갑에 나서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부겸 전 의원은 "지난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생각 이상으로 많은 분이 오셔서 격려를 해주셨다"며 "언론에 보도된 대로 유명한 사람이나 VIP 중심이 아닌 지역민들이 많이 오셔서 이른바 동네잔치처럼 진행됐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의 지난주 사무실 개소식에는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보이지 않았다. 야권의 잠재적 대선후보이면서 최근 선대위원장직까지 제안받는 등 주가가 뛰고 있는 그의 사무실 개소식에 야권 유력후보들이 보이지 않자 정치권의 관심이 쏠렸다. 대개 사무실 개소식에서는 세(勢)를 과시하기 위해 거물들이 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야권 분열로 지지자들의 표심이 갈리는 현상이 곳곳에서 감지되는 만큼 일부러 당 색을 빼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정작 지역민들이 소외됐던 행사가 많았다"면서 "대구 주민들이 지난 30년간 여권 정치 세력에게 일방적 사랑을 보내주셨고 대통령도 몇 분을 배출했지만, 대구시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못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김문수 전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이 "대구 수성갑은 험지"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김 전 의원은 "김문수 전 위원장이 당내 상황 때문에 말씀을 그렇게 하신 것 같다"면서도 "지난 30년간 현자 야당 세력이 한 명도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으니 야당에 험지"라고 했다.

    나아가 "지금 험지라고 이야기할 만큼 민심의 변화가 느껴진다면 왜 그럴까 되돌아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공격했다.

    최경환 의원 차출설이 일각에서 보도된 부분에 대해서도 "저 한사람이 되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인지 저로서는 좀 억울한 일"이라며 "자꾸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대구 시민들에게 대구의 미래를 위해 진지하게 토론할 기회가 사라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 ▲ 새누리당 김문수 전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저의 대구 출마는 여러 지역 의원들의 요청에 의한것이고 당과도 협의된 것"이라며 "대구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야당은 도움이 안된다"고 잘라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김문수 전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저의 대구 출마는 여러 지역 의원들의 요청에 의한것이고 당과도 협의된 것"이라며 "대구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야당은 도움이 안된다"고 잘라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에 대해 김문수 보수혁신 특별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부겸 전 의원으로서는 지역 뿐 아니라 당선 가능성으로 봐도 험지가 맞다"라면서도 "저의 대구 출마는 당내 여러 사람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문수 전 위원장 역시 김부겸 전 의원에 새누리당의 심장부를 빼앗길 수 없다는 절박한 요청에 따라 대구에 출마했다는 것이다.

    그는 "김부겸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고 이회창 총재 떨어지자 새누리당을 비판하고 탈당한 사람"이라며 "그 사람이 다시 여기에 와서 새누리당을 심장부를 접수하려고 하는데, 우리당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구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야당은 도움이 안 된다"면서 "이정현 의원은 대통령의 최측근이지만, 김부겸 후보는 뽑아주면 대통령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는 것 이외에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문수 전 위원장은 수도권에서 내리 3선을 하고 경기도지사를 지냈다. 지지기반을 고려해 생각해본다면 대구차출이 되려 험지인 셈이다.

    김 전 위원장은 "대구 수성갑이 우리당 지지도가 높다고는 하지만 김부겸 후보가 벌써 세 번째 도전하기 때문에 지역 기반이 있다"며 "저는 지금은 새로 왔기 때문에 기반이 아주 약하지만, 점점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록 지역 여론조사에서 앞선다는 결과들도 있긴 하지만 아직은 쫓아가는 도전자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여기 오기 전에 대구시 국회의원 12명에게 이 지역에 마땅한 사람이 없으니 출마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대구 수성갑을 정치의 마지막 지역구로 삼아 열심히 뛰고 싶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