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5개월여 앞둔 20대(4.13) 총선은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신당 등 3강(强)구도로 굳혀질 것이라는 전망이 앞다퉈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등 야권 신당이 내년 총선에서 과연 성공할 수 있는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지금껏 탈당 후 신당 창당에 성공했던 사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정치국민회의나 김종필 전 총리의 자민련 정도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안철수 신당의 성공에는 험난한 가시밭길이 즐비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20대 총선은 야당의 공약 경쟁이 줄을 이으며 자칫 포퓰리즘 선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재인의 친노당이든 안철수의 신당이든, '무상급식', '무상복지' 등 포퓰리즘 공약으로 선거판을 휘저었던 민주당의 후예들인 만큼 이번 총선도 인기영합적 공약에 더욱더 사활을 걸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신당 추진 세력은 각자 세를 불리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은 소속 의원들과 당원들의 탈당이 이어지자 온라인을 통해 당원을 모집하고 있다. 20-30대 청년들을 겨냥, 쉬운 입당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입당수는 18일 오전 8시 30분 기준, 4만 4,000여 명을 돌파할 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 내 분열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가 오자 문재인 대표는 당원 모집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 대표는 1만 번째 신청자와 오찬을 하기로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2만 번 째 가입자와 오찬을 약속했으며 정세균 의원도 2만 2,222번 째 당원에게 종로 맛집에서 음식을 대접하기로 했다. 최민희 의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5만 번째 가입자에게 맞춤형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최 의원은 "모태 싱글이거나 돌싱(돌아온 싱글)이라면 ○○팅?"이라며 소개팅도 주선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당명 개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공개 공모를 통해 당명을 취합하고 있으며, 내년 2월 중 계획된 신 당명 발표를 1-2주 가량 앞당겨 발표할 예정이다. 새 당명은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의도로 '민주당'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
- ▲ 무소속 안철수 의원. ⓒ뉴데일리 DB
신당 추진 세력들도 분주한 모습이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자 안 의원을 지지하는 당 내 권리당원 2,000여 명이 집단 탈당하면서 신당 분위기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 시도당 공동위원장과 사무처장단 등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혁신 변화를 통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의원의 탈당 직후 '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회 위원장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안 의원과 더불어 몇 사람도 탈당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다"며 "이 분들이 신당 창당을 통한 야권의 주도 세력을 교체해야 한다는 우리의 인식에 공감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겐) 이 분들을 포함해 새 길을 가려는 의지와 역량을 가진 분들과 함께할 과제가 있다"며 "무엇보다 정치적·정책적 비전을 공유하느냐의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주선 의원은 지난 17일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이 탈당하자 직접 찾아가 직접 격려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박주선 의원은 유성엽 의원에게 "(탈당을 축하하는) 꽃다발이 아직 오질 않았다"고 농을 건넸다. 이에 유성엽 의원도 "선배님이 준비하신다고 해서 꽃이 어디 있나 한참 찾았다"고 답하며 밝게 웃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오는 20일 탈당할 것으로 알려진 김동철 의원의 향방도 주목된다. 3선에 광주 광산구갑에 지역구를 둔 김 의원의 탈당은 호남권의 첫 이탈인 만큼 신당에 합류할 경우 세 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신당을 도모하는 의원은 천정배, 박주선, 안철수,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김동철 의원 등 6명으로 늘었다. 신당 세력 내부에선 벌써부터 친노계파에 환멸을 느낀 의원들이 모여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 ▲ 무소속 천정배 의원. ⓒ뉴데일리 DB
한편 20대 총선 구도가 3강으로 굳혀지는 상황에서, 이에 따른 평가도 제각각이다. 새정치연합과 신당이 막판 선거 연대를 강행하지 않는다면 두 세력의 경쟁 방식은 진보와 보수의 경쟁과는 또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 발전 과정에서 3강구도 형성은 정당 간에 경쟁과 유권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그러나 현재 구도가 보수-2 진보-1이 아닌 진보-2 보수-1의 상황이므로, 전체주의 추종세력들의 성향에 따라 포퓰리즘 공약 난무할 수 있다는 우려다.
지금껏 새정치연합의 선거 전략은 지난 보궐선거와 같이 '정권심판론'인 경우가 많았다. '이명박 대통령 심판', '박근혜 대통령 퇴진' 등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것이다. 그러나 새정치연합과 신당 모두 같은 방식으로 갈 경우 차별점이 없는 만큼 유권자의 선택을 유도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전체주의 추종세력은 NL(National Liberty, 민족해방)과 PD(People's Democratic, 민중민주)으로 구분했지만, 현재는 친노계를 중심으로 한 주류와 비노계로 분류되는 비주류로 구분하는 게 일반적이다. 주류와 비주류 집단은 공약 경쟁을 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야권의 선거 연대가 이뤄지든 이뤄지지 않든 저질 선거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새누리당은 경쟁자들의 포퓰리즘 정책에 맞설 수 있는 전략 구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